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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기자의 눈/4월 20일] 선거 후에도 초심 잃지 말아야
입력2009-04-19 17:13:56
수정
2009.04.19 17:13:56
“초심 지키는 선거가 되길”
“친이(親李)냐, 친박(親朴)이냐 싸움뿐이다.”
“공천 놓고 싸우는 것 보니 진저리가 난다.”
4ㆍ29 재보선 지역인 경주와 전주 지역 유권자들이 내뱉은 쓴소리다. 이 두 지역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텃밭으로 예전부터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속설이 통하던 곳이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경주는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와 친박근혜계의 정수성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전주는 김근식 민주당 후보와 거물 정치인 정동영 무소속 후보 간 싸움이 치열하다. 따라서 당의 깃발만 꽂아서는 당선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여야 지도부는 공식선거 운동 시작 이후 처음 맞는 지난주 말, 유세전에 그야말로 ‘올인’했다. 당마다 스타급 의원들을 필두로 대표와 원내대표ㆍ최고위원 등이 지역별로 나눠 시간을 분ㆍ초 단위로 쪼개 골목골목을 누볐다. 하지만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이 같은 비아냥만 나올 뿐이다.
경제한파와 정치염증에 지친 유권자들에게 당내 정파 간 싸움으로부터 비롯된 이번 선거가 곱게 보일 리 없다. 실제로 여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텃밭 지역 유세를 다녀온 뒤 기자에게 “시민들이 짜증을 많이 내더라”고 실토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18대 국회 개원 초 여야는 82일간의 개원협상으로 사상 초유의 파행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과 올 초 정치판을 수놓았던 폭력은 정치가 짜증 수준을 넘어 혐오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선거 이후가 더 걱정이라는 점이다. 어느 당이든 재선거 실시 지역 모두에서 승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곧 선거 이후 정치권이 이들 지역의 현안 해결보다는 지도부 책임론과 계파 싸움에 휘말릴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인천 부평을과 울산 북구는 노동 현안에 가장 민감한 지역이다. 특히 부평은 GM대우 회생이 최대 관심사다. 또 호남 지역의 경우 새만금사업과 식품 클러스터 추진 등이 현안이다. 경주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과 방폐장 유치 지원, 그리고 역사 문화 도시 발전이 핵심이다. 부디 이들 지역에서 어렵게 당선된 국회의원들과 정당들이 표를 달라며 목놓아 외치던 초심을 선거 이후에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거는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바뀌는 ‘화장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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