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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4월 20일] 천안함이 주는 다섯가지 교훈

천안함 침몰사건의 가장 중요한 궁금증은 '내부폭발이냐' 아니면 '외부폭발이냐'다. 함미 인양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현재까지의 보도에 의하면 외부폭발 즉, 어뢰에 의한 외부충격이 확실시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왜 이런 끔찍한 폭격을 했을까. 아무리 국제 전문가가 포함된 30여명 규모의 조사단이 정밀 조사를 한다 해도 파편 조각을 분석해 파편의 국적을 정확히 알아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설사 공격한 자들을 알아냈다 하더라도 공격자들은 펄쩍 뛰며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딱 잡아뗄 것이고 심지어 우리 측이 파편들을 극비리에 삽입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뒤집어씌울 확률이 많다. 혹은 우리에게 공개사과를 하라고 갖은 욕지거리를 퍼부을지도 모른다. 공격자 '오리발' 철저 대비를 결국 국제재판소 회부가 수순이다. 따라서 조사단의 정밀조사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여기까지 이르기에 아마도 3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또 아무리 조사단의 정밀조사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조사단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한국정부가 비밀리에 잠수부를 시켜 여기저기 파편을 집어넣었다고 상대방이 우긴다면 이를 증명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을 계속 퍼부으면 오히려 전국이 뒤숭숭해질지도 모른다. 이같이 생길지도 모르는 '만일'을 다음과 같이 대비해야 할 것이다. 첫째, 이렇게 국가적 위기를 맞았을 때 우리는 정부를 믿고 힘을 보태줘야 한다. 하나로 뭉쳐야 한다. 천안함 침몰사건이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몰상식하고 어처구니 없는 억지주장을 중단해야 한다. 국가의 위기 앞에 좌파ㆍ우파가 있을 수 없고 야당ㆍ여당이 있을 수 없다. 9ㆍ11 테러 사건 뒤 미국이 얼마나 단결된 모습을 보여줬는지 기억하기 바란다. 둘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실종자를 비롯한 대한민국 해군과 한주호 준위의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했고 주한미군 2사단도 지난 9일 천안함 장병 추모의 날로 선포해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한국인의 모습이 미국의 동반자로서 자랑스러웠다'며 인양작업을 돕고 있다. 헌데 우리 주위 국가들의 반응은 어떤가. 동족인 북한은 대한민국 전체가 슬픔에 잠겨 있는데 금강산에서 우리시설을 압수하고 관광사업을 중단하는가 하면 한술 더 떠 이를 중국에 넘기겠다고 하니 해도 너무한다. 일본은 이때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홍보를 강화했다. 중국은 애도의 표시는 없고 오히려 북한의 고위 군사대표들을 북경으로 초청해 비밀군사회담을 하고 있다. 우리가 어려울 때 과연 우리의 동맹국이 누구인지 명백히 깨달아야 한다. 셋째, 이번 참사를 계기로 안보의식을 높여야 한다. '설마 우리를 공격하겠는가'라며 너무 안이한 생활을 해왔다. 이제 바로 우리 코앞에서 2,200톤급 초계함이 두동강나고 46명의 해군 병사의 영혼이 차가운 바닷속에 수장됐는데도 계속 '설마'하고 있을 수 없다. 국민 단결·안보의식 높여야 넷째, 실종된 희생자를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아내야 한다. 아무리 낡은 금양호 어선이라도 반드시 인양하고 어부들의 시신이라도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아내려는 노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가슴에서 우러나오게 한다. 베트남 전쟁 때 실종된 미군들의 유골을 찾기 위해 미 정부는 30년 동안 추적하며 베트남을 샅샅이 뒤졌다. 나도 미 국회를 대표해 베트남 현장에 참석한 적이 있다. 국가에 대한 믿음이 충성심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다섯째, 이들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백령도 내에 군민합동 기념관을 세우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미국의 9ㆍ11 사건 당시 워싱턴 펜타곤이 공격을 받아 군인 55명과 민간인 70명이 목숨을 잃은 그 자리에 채플을 만들고 관광객들이 찾아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것이 좋은 사례다. 마지막으로 조사단이 강력한 국제사회제재가 필요한 때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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