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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하기 좋은 선선한 날씨가 계속됨에 따라 주말 나들이를 떠나는 가족이 많아지고 있다. 요즘 부모들은 과거와 달리 단순히 즐기기 위한 소풍 형태의 가족 나들이에서 나아가 자녀들에게 배움을 줄 수 있는 나들이를 선호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아이들은 책으로만 얻은 지식보다 직접 보고 경험한 것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민구 금성출판사 초등팀 차장은 "당일치기나 1박 2일의 짧은 투자를 통해 아이들이 역사를 재미있게 공부하게 할 수 있다"며 "체험학습지를 잘 선정하면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와 조선시대, 개항기까지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둘러보고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들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박 2일간의 역사 탐방지로는 안동 하회마을을 추천한다. 600년 동안 풍산 류씨가 살아온 곳인 하회마을은 조선시대의 사회 구조와 유교적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다. 유네스코에서도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해 2010년에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하회마을에는 우리나라 전통 생활문화와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는 가옥들이 잘 보존돼 있다. 34명의 마을 장인들이 있어 짚ㆍ풀 공예와 장승 만들기, 하회탈 만들기 등의 체험 행사는 물론 전통혼례, 상여 놀이 등의 의례시연도 볼 수 있다. 하루 동안 한옥에서 머물며 선조들의 주거문화를 체험하고 한옥의 멋과 지혜도 배울 수 있다.
전남 순천에 위치한 낙안읍성 민속마을도 전통문화를 지키면서 주민들이 직접 살고 있는 전통 역사마을이다. 낙안읍성은 1,410m의 성곽과 중요민속문화재 가옥 9동 등 13점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도 290여동의 초가집에 120세대 288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조선시대의 관아와 민가, 아름다운 민속경관도 잘 보존돼 있으며 국악과 전통악기ㆍ목공예ㆍ길쌈ㆍ천연염색ㆍ한지공예ㆍ소달구지 등도 체험해볼 수 있다.
1박이 부담스러운 가족에게는 서울 근교로의 당일치기 나들이를 추천한다. 용인에 자리 잡은 한국민속촌은 우리 조상들의 생활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야외 민속박물관이다. 각 지방의 전통 가옥을 비롯해 옛 생활과 문화를 그대로 재현했으며 양반가와 장터ㆍ관아ㆍ대장간ㆍ물레방아 등이 있어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전시가옥 270여동과 전통공예품 공방 20개소 등을 둘러본 후에는 장터에 들러 장터국밥 등 각종 장터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다.
서울 암사동에 위치한 선사주거지에서는 신석기 문화를 맛볼 수 있다. 선사주거지는 약 6천년 전 신석기 시대에 한강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집터 유적지로 여러 차례의 발굴을 거쳐 당시의 생활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됐다. 빗살무늬토기와 선사시대의 움집 등도 접할 수 있다.
인천의 차이나타운에서는 개항기를 체험할 수 있다.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자 중국인들이 모여 살면서 만들어진 지역으로 조선 말 개항 이후 제물포 지역이 청나라의 치외법권 지역으로 설정되면서 차이나타운이 형성됐다. 120년이 넘는 역사 동안 화교 고유의 문화와 풍습을 간직하고 있다. 짜장면의 발상지로 알려진 '공화춘'과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중산학교', 옛날 일본영사관으로 사용됐던 중구청 건물 등 오랜 역사를 간직한 건물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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