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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업계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SUV의 실용성과 뛰어난 연료 효율을 두루 갖춘 소형 신모델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가능한 이른 시일 내 첫 소형 SUV를 출시하고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4월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공개된 현대차의 'ix25'는 3·4분기 중 중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SUV 시장을 겨냥한 현지 전략 차종으로 아직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
기아차 역시 내년 상반기에 같은 차급의 새 모델인 'KC(프로젝트명)'를 중국에서 먼저 내놓는다. 현대·기아차가 모두 소형 SUV의 첫 시험 무대로 중국을 택한 셈이다. 중국에서 SUV는 지난해만 전년보다 49%나 늘어난 298만대가 팔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내와 유럽에서는 소형 SUV보다 한 차급 위인 '스포티지R'가 잘 팔리고 있다"며 "중국 반응을 먼저 살펴본 후 국내를 비롯한 다른 시장에서의 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 SUV를 내놓기 위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는 첫 소형 SUV인 'GLA클래스'를 하반기에 한국과 중국·미국에서 연이어 선을 보인다. 한국에서는 디젤과 고성능차(GLA45 AMG 4매틱)가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각각 4,900만원, 7,110만원으로 책정됐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에서는 각각 3·4분기와 11월께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시장에서의 공격적인 출시를 통해 콤팩트 SUV시장에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UV 명가'인 쌍용자동차는 4년 만에 신차를 출시하고 국내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든다. 내년 초 'X100(프로젝트명)'을 우선 국내에 선보인 후 중국과 유럽 등 해외 출시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는 르노삼성의 'QM3'와 한국GM의 '쉐보레 트랙스', 한국닛산의 '쥬크' 등과 함께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소형 SUV는 유럽 시장에서는 이미 주력차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체적인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소형 SUV의 시장 점유율은 2012년 12%에서 지난해 22%로 10%포인트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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