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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400여명 생사불명… 선장 구조신호 없어 '중국판 세월호' 되나

■ 中 양쯔강서 2200톤 유람선 침몰

회오리바람에 1분만에 전복… 탑승객 대다수 50~80세 노인

폭우 겹쳐 탈출 쉽잖았을 듯

리커창 총리 등 급파 현장지휘


중국 중부 양쯔강 유역에서 회오리바람 때문에 승객 458명을 태운 2,200톤의 유람선이 침몰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14시간이 지났지만 20여명 정도만 구조되고 나머지는 배 안에 갇혀 있어 대규모 인명피해가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사고 즉시 리커창 총리와 마카이 부총리 등을 현지에 급파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최종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인 탑승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9시30분께 후베이성 징저우시 젠리현에서 458명을 태운 여객선 둥팡즈싱호가 갑자기 불어닥친 회오리바람으로 전복되며 침몰했다. 난징을 출발해 충칭으로 향하던 이 여객선에는 승객 406명, 선원 47명, 가이드 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신화통신은 구조된 승객의 말을 인용해 회오리바람으로 배가 흔들리다 1분여 만에 전복된 후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젠리현 양쯔강 유역에는 12급의 큰바람이 불고 있었다. 12급의 바람은 초속 32.6m의 강풍이다. 시속으로 따지면 117㎞ 이상 되는 바람으로 파고가 14m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9급 이상 바람이 불면 선박 운항이 쉽지 않고 10급 이상이면 선박 운항이 어렵다는 것이 중국 당국의 설명이다. 여기에 당시 젠리현에는 하루 동안 168.8㎜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사고현장에는 14척의 해양순시선과 30여척의 공무집행선, 100여척의 어선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갑작스러운 침몰에다 사고지역이 부두에서 4㎞ 이상 떨어져 있고 수심이 15m로 깊은데다 이틀간 내린 비로 강물까지 불어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탑승객 중 다수가 상하이 여행사에서 단체로 조직한 50~80세의 노인이어서 사고 직후 탈출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매체들은 구조된 사람 가운데 선장과 기관장이 포함됐다고 파악하며 선장과 선원들이 적절한 구조의무를 다했는지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사고 당시 배에서 외부로 구조신호가 없었고 선장이 헤엄쳐 나온 후인 새벽4시께 구조신고를 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도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공안당국은 선장과 기관장의 신변을 확보하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는 둥팡즈싱 침몰의 원인인 회오리바람이 싼샤댐 완공 이후 자주 나타나고 있다고 전하며 일시적 기압차와 좁은 협곡 등도 회오리바람의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고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며 국무원의 긴급구조팀을 현장에 보내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고현장에 도착한 리 총리는 교통운송부 등 관련부처에 가용 역량을 모두 동원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무장경찰 병력 1,000여명도 구조작업에 투입했다.

중국 주재 한국 공관들은 성 정부, 공안기관 등에 한국인 탑승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단체관광객으로 승선자 실명 확인이 어려워 단기간 내 교민 승선 및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에는 현실적 애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승객 가운데 한국인은 일단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사고 여객선은 충칭동방륜선공사 소속으로 1994년 2월 건조됐다. 길이 76.5m, 폭 11m로 4층이며 534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매년 약 100차례 운항하며 10여개 도시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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