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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사형] 이라크 '내전의 늪' 속으로… 폭탄테러로 사망자 속출…저항세력 반발 거세져'수니파·시아파·쿠르드 지역'으로 3등분 가능성전문가 "속전속결 처형은 美 이라크 발빼기 수순"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교수형을 당하자 31일 그의 고향인 오우자 주민들이 시신을 수습, 매장하고 그 주변에 모여 애도하고 있다. /오우자=AP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정부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교수형의 법적 절차에 의문을 제기한 가운데 한 무슬림이 31일 쿠알라룸푸르에서 후세인의 처형 소식을 다룬 지역 신문을 읽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FP연합뉴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사형 결정 4일 만인 지난 30일 전격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로서 79년 정권을 잡은 후 2003년 이라크전쟁으로 축출되기까지 24년간 이라크를 지배했던 ‘중동의 반항아’는 69세로 그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다. 하지만 후세인 처형 이후 이라크에서 폭탄 테러로 최소한 72명이 사망하는 등 저항세력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수니파와 주변 아랍 국가들도 ‘피의 보복’을 다짐하고 있어 이라크 사태는 깊은 ‘혼돈의 수렁’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가 수니파와 시아파ㆍ쿠르드 지역 등 3등분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30일 오전6시10분 공식 사망… 이라크 곳곳서 폭탄 테러=후세인의 교수형은 이슬람 최대 축제인 ‘희생제(이드 알 아드하)’가 시작된 30일 오전6시께(현지시각) 바그다드 북부 카다미야에서 집행됐다. 이라크 티그리트의 한 지하토굴에서 미군에 체포된 지 정확히 3년17일 만이다. 집행 과정을 지켜본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교수형은 약 25분가량 집행됐으며 공식 사망시간은 오전6시10분이었다. 후세인 처형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라크는 더욱 깊은 ‘내전의 늪’ 속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수니파가 ‘무자비한 공격’을 강조한 가운데 시아파를 겨냥한 폭탄 테러가 잇따라 발생, 후세인 사후 24시간 이내에 최소 100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하는 등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후세인 처형 하루가 지난 31일 바그다드에서는 3건의 연쇄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 25명이 숨졌고 시아파 지역인 쿠파에서도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 적어도 31명 이상이 숨지고 58명이 부상당했다. 30일에도 바그다드 시내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 15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했다. 반면 시아파 등은 후세인의 죽음을 “죄악의 대가를 치렀다”며 축하 행진을 벌이는 등 이라크가 극명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이라크 발 빼기 수순 밟나=미국은 후세인 처형을 이라크 전쟁의 명분 확보와 궁지에 몰린 현 상황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찾기 위한 ‘카드’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후세인 처형은 후세인의 반인도적 행위에 대한 처단을 통해 개전 명분을 충족시키려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후세인을 속전속결로 처형한 것은 미국의 이라크 발 빼기 수순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최근에 등장한 최대 3만명 증원설도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인 후 조기 철군하기 위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미국은 1월 중 새 이라크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후세인 처형 이후 이라크 사태가 미국의 의도대로 흘러갈지는 의문이다. 처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으로 부시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이 더 커지고 심지어 이라크 내전이 격화할 경우 미국의 조기 철군 등 이라크 발 빼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후세인 처형 직후 “이라크 민주주의 수립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면서도 “이를 통해 이라크 폭력 사태를 종식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이번 처형으로 이라크 사태가 오히려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부시 행정부의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려 “후세인 교수형이라는 극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이라크전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계기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 이모저모 "후세인, 교수형 순간 검은 두건 거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처형을 둘러싸고 국제사회는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미국과 함께 이라크전을 주도했던 영국의 마거릿 베커드 외무부 장관은 지난 30일 "후세인이 벌인 끔찍한 범죄 중 일부에 대해 이라크 법정의 심판을 받은 것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이스라엘과 호주ㆍ이란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아랍국과 나머지 유럽연합(EU) 국가들은 후세인 처형을 '야만적인 행위'라며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팔레스타인 집권여당 하마스의 포지 바드룸 대변인은 "(사형 집행)은 이라크에 대한 보복이자 중대한 인도주의적 범죄"라며 분노를 표시했고 파키스탄도 "그에 대한 재판이 불공평했다"고 지적했다. 리비아의 경우에는 사흘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기도 했다. EU도 "(사형 집행은)야만적인 행위"라며 "그를 순교자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후세인은 31일 새벽 그의 고향이자 두 아들이 묻혀 있는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 인근 오우자에 매장됐다고 알자지라 TV가 보도했다. 오우자에는 2003년 이라크전쟁 와중에 사망한 그의 두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가 묻혀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후세인의 시신이 매장될 때 불과 몇 명만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알부 나시르족 대표를 포함한 고향마을 대표단은 처형 직후 후세인의 시신을 수습, 티크리트로 옮겼다. ○…후세인은 교수형 순간 사형집행관이 권했던 검은 두건을 쓰지 않은 것으로 31일 공개된 비디오에서 확인됐다. 검은색 긴 코트에 흰색 셔츠를 입고 나온 후세인은 덥수룩한 턱수염에 약간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사형집행관이 두건을 권했지만 이를 거부했다. 후세인은 10분 동안 교수대에 매달려 있기도 했다. 입력시간 : 2006/12/3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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