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통업체 미국 월마트가 3세 경영 시대를 맞았다.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사람은 45세의 그레그 페너 부회장으로 창업주 샘 월턴의 손녀사위다.
지난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마트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롭 월턴 현 회장의 사임을 승인하고 그의 사위인 페너 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한다고 밝혔다. 샘 월턴이 1962년 월마트를 창립하고 그의 장남 롭 월턴이 1992년 회장으로 임명된 뒤 이번에도 월턴 가문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나온 것이다.
WSJ는 이번 발표가 전문경영인이 월마트의 회장으로 임명돼야 한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2004년 월마트가 멕시코에서 설립인가를 얻는 과정에서 롭 월턴 회장이 당국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2012년 드러나면서 회사 내부의 폐쇄적인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월턴 가문이 아닌 전문경영인이 CEO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왔다. WSJ에 따르면 이번에도 의결권 행사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이 주주총회에서 전문경영인을 회장으로 세우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전체 지분의 약 50%를 소유하고 있는 월턴 가문이 이 안건을 부결시켰다.
페너 신임 회장은 스탠퍼드대 경영전문석사(MBA) 출신으로 골드만삭스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다가 20년 전부터 월마트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2002년 월마트 일본지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승진했고 2008년 롭 월턴 회장의 딸과 결혼했다. WSJ는 월마트가 40대의 젊은 회장을 선택한 것이 온라인을 강화해 아마존 등과 대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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