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단돈 500원을 가지고 서울로 올라온 이상춘(41ㆍ사진) ㈜SCL 대표는 IMF 무렵 연쇄부도라는 시련을 겪으면서도 굳세게 노력해 연매출 1,000억원대의 사업가로 우뚝 섰다.
성공 후에는 가난했지만 주위에 늘 베풀고 살던 부모님을 떠올리며 돈을 잘 쓰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고 2008년 사재 111억원을 출현해 저소득층 학생을 돕는 상록수장학재단을 설립했다. '돈은 생명이기에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사회를 이끄는 리더를 교육하는 데 써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4년간 총 702명에게 8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의 선행을 베풀어온 그는 최근 사회를 위한 두번째 나눔을 실천했다. 정부가 도입한 기부자조언기금을 통해서다.
보건복지부는 자동차부품회사 ㈜SCL을 운영하는 이상춘 대표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자조언기금(Donor Advised Fund)에 1억원을 기부했다고 5일 밝혔다. 기부자조언기금 1호 가입자가 탄생한 셈이다.
기부자조언기금은 정부가 고액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 4월 도입한 국내 최초 계획기부 모델이다. 기부자가 공익재단에 자산을 기부하면 금융회사가 이를 운용하며 생기는 수익이나 원금을 기부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기부자는 기부금 운영과 배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어 재단 설립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대표의 기부금은 신한금융투자의 금융상품에 기탁돼 투명하게 관리되며 그의 뜻에 따라 저소득가정의 의료비와 교육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새로운 기부 형태인 기부자조언기금에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우리 사회가 더욱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나눔 실천자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5일 사회복지모금회 강당에서 기부자조언기금 1호 기부자의 가입식 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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