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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개장한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가 장안의 화제다. 이 건축물을 둘러싸고 다양한 세간의 평이 존재하지만 대중의 관심과 발길을 끄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
진정한 DDP의 가치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개장 6개월 만에 누적 입장객이 400만 명을 넘어서고 주변 지역 상가 매출액이 20~30% 늘었다는 기사를 보면 빌바오 이펙트(Bilbao effect·도시의 세계적 건축물이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서울의 명소가 된 것만은 틀림없다.
이처럼 건축물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담는 그릇이며, 도시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미디어이자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랜드마크다. 그러기에 건축물은 한 국가의 품격과 문화를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은 이러한 건축의 문화적 가치를 인식하고 아름답고 우수한 건축물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에게도 선조가 남겨준 종묘, 불국사, 석굴암, 창덕궁 등 자랑스러운 건축물이 존재한다. 그러나 압축적인 고도성장을 겪으면서 우리는 예술적인 수준과 문화적 품격이 높은 건축물과 도시공간을 만드는데 소홀했다. 이러한 반성을 바탕으로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통해 품격 있고 아름다운 건축물의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오래된 건축물이 멸실되지 않고 잘 활용되어 매력적인 도시경관을 창출할 수 있도록 올해 6월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이 법률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통해 우수 건축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보전하고, 우리 고유의 한옥 건축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번째로, 누구나 이용하는 학교, 문화센터, 도서관 등 공공건축물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따라 국토연구원 산하 건축도시공간연구소를 공공건축지원센터로 지정했다. 공공건축지원센터에서는 공공건축물의 사업계획서를 사전에 검토하여 기획 단계에서부터 성능, 디자인, 예산을 모두 고려한 합리적인 건축물이 건축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년 약 6,000동의 공공건축물이 신축된다. 앞으로 공공건축지원센터의 활약에 따라 매년 6,000동의 우수한 건축물이 우리 곁에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이 건축이라는 다소 어려운 분야를 쉽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건축영화제, 어린이 건축창의교실, 대학생 한옥캠프, 건축문화 대토론회 등 다양한 건축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오래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것이 한국건축문화대상이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1992년부터 지난 23년 동안 600여 개의 준공된 시설물, 700여 개의 계획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여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훌륭한 건축물을 국민들에게 소개해왔다. 또한, 설계자뿐만 아니라 시공자, 건축주까지 포상함으로써 훌륭한 건축물이 지어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도 기여해 왔다.
앞으로도 한국건축문화대상이 우리 건축문화의 인프라를 튼튼히 구축하기 위하여 정부와 건축인들이 협력하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이해를 이끌어내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심사과정 전국 누빈 현장심사 5일간의 '강행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