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청와대 및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전관예우'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마저 임명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더해 송광용 신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등 최근 임명된 청와대 비서진 및 2기 내각에 대한 자질 논란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청와대 인사시스템 개선에 대한 지적이 많을 것"이라며 "이러한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생각해봐야 한다"고 개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청와대는 장·차관급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사 검증 및 추천을 담당하는 인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위원장을 맡고 일부 수석비서관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인사위원회는 예비후보 명단을 만들고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인물 검증을 맡긴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해당 인물에 대해 안전행정부·경찰청·검찰청·국세청 등 주요 사정기관으로부터 자료를 제출 받아 검증을 진행한다. 인사위원회는 이러한 과정을 거친 결과를 심사하고 심층 면접 등을 통해 걸러진 후보군을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는 철저한 보안 속에 인사위원회가 아닌 별도의 조직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는 수석비서관들도 제대로 알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대해 "폐쇄적이고 소수가 독식하고 있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여당 일각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추천 과정에서 다양한 경로가 아닌 특정 지역·학연·인맥 등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청와대 내 소수의 인사 담당 실무인력이 검증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철저한 검증을 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차제에 외부 인사위원회를 만드는 시스템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언급하며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라디오인터뷰를 통해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 인사였다"며 "후보군이 3배수 내외로 압축되면 보안에 얽매이지 말고 언론에 노출시켜 검증을 미리 받아 보는 게 좋다"고 밝혔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직 후보자 검증 기준 및 해당 추천인의 실명을 공개하는 '인재 추천 실명제' 도입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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