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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주택시장 '소형의 반란'

잠실 59㎡ 아파트 매매가 84㎡보다 높은 값에 거래

재건축도 소형이 더 비싸고 경매낙찰가율 100% 훌쩍




재건축 가락시영 59㎡ 6억8000만원… 84㎡ 배정 매물보다 6000만원 비싸

수익형 부동산으로도 인기… 과열 따른 거품은 경계해야


치솟는 전세가에 때문에 내집 마련에 나선 김모씨는 최근 서울 송파구 일대를 둘러보고 깜짝 놀았다. 잠실동 리센츠 59㎡(전용면적 기준)의 현 매매시세가 8억~8억2,000만원으로 같은 시기에 입주하고 면적이 큰 신천동 파크리오 84.9㎡를 육박하거나 웃도는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서다. 파크리오 84.9㎡의 경우 8억원대 매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파크리오가 25.9㎡(8평)가량 더 넓지만 가격 면에서는 리센츠 소형이 사실상 앞서 있는 셈이다.

주택시장에서 소형아파트가 전세난·저금리 등에 따라 수익형 부동산으로 부상하면서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이상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리센츠 사례처럼 소형아파트 매매가가 인근 중형아파트 값을 뛰어넘는가 하면 재건축 조합원 매물 중 소형 배정 물건이 중형 배정 물건보다 비싸게 거래될 정도다. 아울러 경매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의 경우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서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파크리오 84.9㎡의 경우 고가 매물은 8억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상당수 매물이 8억원대 초반이다. 한마디로 리센츠 59㎡가 더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잠실동 A공인 관계자는 "리센츠의 경우 총 5,565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지만 이 중 59㎡ 타입은 245가구로 전체의 5%에 채 미치지 못한다"며 "물건 자체가 희소한데다 단지 내 초등학교가 있는 등 학군이 우수해 지난 2008년 입주 대비 1억원 이상 값이 뛰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아파트 59㎡의 시세는 10억5,000만~11억원으로 인근 재건축추진단지 100㎡와 비슷하거나 웃도는 수준이다. 잠원동 신반포 한신4차 100㎡는 10억3,000만~11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고 잠원동 반포우성 101㎡ 역시 10억2,000만~10억7,000만원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소형 아파트 값이 중형 시세를 뛰어넘는 경우는 일반 아파트 시장뿐만 아니라 재건축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 예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시영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후 소형을 배정받을 수 있는 매물이 중형을 분양받을 수 있는 물건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시영 1차 51㎡(전용면적)의 경우 재건축 시 59㎡를 분양 받을 수 있는 급매물의 시세가 6억8,000만 원에 형성돼 있는 반면 이 보다 큰 84㎡를 배정받게 되는 매물은 6억2,000만원에 나와 있다. 1차 45㎡ 역시 재건축 후 59㎡에 입주할 수 있는 매물의 시세가 6억2,500만원으로 84㎡를 배정받는 매물(5억6,500만원)보다 6,000만원 가량 비싼 상태다.

가락동 B 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후 9,51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되는데 이중 59㎡는 540가구에 불과한 희소성 때문에 인기가 높다"며 "1차 51㎡의 경우 지난해 말 6억3,000만 원에서 현재 6억8,000만 원으로 실거래가가 5,000만 원 가량 급등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강남권 최대 저층 재건축 추진단지인 개포주공·개포시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개포시영 42㎡의 경우 59㎡ 입주 가능한 매물이 5억9,000만원으로 84㎡를 분양받을 수 있는 매물(6억원)과 불과 1,000만 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주공2단지 25㎡ 역시 59㎡ 배정 물건(4억8,000만원)과 84㎡ 배정 물건(5억 원)의 시세가 2,000만 원에 불과하다.

서울 소형아파트 경매 시장에서도 낙찰가율이 100%가 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60㎡ 이하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2월 평균 90.7%에서 올해 2월 95.4%로 급등했고, 2월 전체 25건 낙찰 사례 중 8건(33%)이 감정가보다 비싸게 주인을 찾았다. 비교적 시세보다 저렴한 투자가 가능했던 경매의 매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소형 아파트 인기는 저금리, 전세난 등으로 수익형 부동산으로 부상하면서 지속 되고 있다. 여기에 소형의 장점인 환금성과 안전성이 결합 되면서 시세가 중형을 앞지르는 사례 마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소형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점차 임대사업용으로의 투자가치가 주목을 받으면 투자자들이 대거 가세한 결과로 보인다"며 "응찰자 수가 지난해 2월 8.3명에서 올해 2월 10.4명으로 늘어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며 낙찰가율도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형아파트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며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과열에 따른 투자거품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매가 비교적 쉽고 임대수요가 높은 장점이 있지만 무리한 투자를 감행할 경우 예상했던 수익률을 거두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소형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소형은 비교적 값이 저렴하다는 인식들이 깨지고 있다"며 "재건축·경매·일반매매 등에서 전반적으로 소형아파트 값이 높아졌기 때문에 당초 기대한 수익률이 나오는지도 냉정히 따져봐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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