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달 중 김정은에게 후계자를 공식화할 것이나 직책은 비밀에 부칠 것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일 북한의 후계체제와 관련해"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 악화에도 현재 정상적인 통치를 하고 있으나 이번 당 대표자대회를 통해 후계체제를 앞당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 교수는 오는 6~7일 열리는 노동당 대표자대회와 잇따라 개최되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이 당 중앙위원과 정치국 위원, 비서국 조직담당 비서로 선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김정은의 지도력을 보완하기 위해 그의 후견그룹(장성택ㆍ김영춘ㆍ오극렬ㆍ최영림)을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교수는 그러나 북한은 김 위원장의 권력 누수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정은의 직책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서는 "북이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대신 중국은 북의 후계체제 지지와 경제 지원에 대해 빅딜을 한 것"이라며 "중국은 북의 비핵화 진전에 맞춰 경제 지원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김 위원장이 중국 동북지역을 방문한 것은 김일성 전 주석의 유훈통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한편 중국 동북3성과 북한 라선특별시와 청진 등에서 경협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이와 관련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악화에 맞춰 북의 중국에 대한 예속화가 심화돼 사실상 동북4성으로 전락하는 추세"라며 "그렇게 될수록 우리의 통일비용이 많아지고 만약 북에서 급변 사태가 벌어질 경우 평화통일에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지난 3월 천암함 폭침사건 이후 남북관계의 단절 국면에서 벗어나 이제는 실무급이든 고위급이든 대화를 하면서 교류도 하고 압박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하루빨리 대화 속에 교류도 하고 압박도 하는 쪽으로 대북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경협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남북관계 전망과 관련해 양 교수는 "국제공조를 의식해야 하는 주요20개국(G20) 행사가 오는 11월에 있어 그 이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남북 간에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미국에서도 대북 지원 여론이 제기될 것"이라며 "우리도 최근 대북 수해 지원 의사에 이어 10월께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고 올해 말에는 대북 쌀 지원을 매개로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 정상회담에 관해서는 "내년 1ㆍ4분기까지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내년 1ㆍ4분기가 지나면 정상회담에 합의해도 이행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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