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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재능·열정보다 환경·감정이 성공 이끈다

■ 침팬지도 벤츠를 꿈꾸는가 (제이콥 부라크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에버그린 벤처 파트너스를 설립해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저자는 자신이 만든 펀드의 투자 유치를 위해 이스라엘의 사업가 루벤 헥트 박사를 만났다. 헥트 박사는 펀드에 대한 저자의 열광적인 설명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저자의 부모님이 시오니즘 활동가와 연관이 있다는 얘기를 듣자 당장 투자를 진행했다. 헥터 박사는 펀드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자신의 결정을 지지해줄 연결고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저자는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성공이 재능이나 열정적인 업무 처리의 결과가 아니라 편견과 환경, 감정 등에 기반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이 하는 비즈니스 활동과 의사결정의 상당수는 이를 바탕으로 하는 진화 심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목인 '침팬지도 벤츠를 꿈꾸는가'는 참을성 많은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면 인간보다 인내심이 더 많은 침팬지가 벤츠를 타고 다니는 날도 올 수 있지 않겠냐며 기존의 통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말이다. 책에 따르면 사업상의 결정, 특히 투자 결정은 여러가지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 이런 감정은 때로 이성을 능가하기도 한다. 헥트 박사처럼 투자할 때는 투자 수익률 못지않게 유대감이나 동족의식, 소속감 등도 필요하다. 그런 행동은 합리적이지 않을지 몰라도 지극히 인간적이다. 저자는 수백번의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이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남의 처지에 서서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그대로 느끼는 능력인'감정이입'이 사업에서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책은 우리가 하는 선택의 절반은 유전적 기질에 따라 좌우되며 출생순서와 성장환경이 우리의 자유 의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따라서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성공하고 싶다면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것과 겉으로만 자유로운 선택처럼 보이는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1만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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