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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날아든 영혼없는 '철새 정치인'

與, 광역단체장 후보로 열린우리당 출신 발탁<br>野도 한나라 탈당 인사 영입해 논란 불거져

6·2지방선거 출마자가 15일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서 후보등록 신청서를 접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공무원에게만 영혼이 없는 게 아니다. 정치인도 영혼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이 15일 6∙2지방선거를 위한 외부인재 1차 영입인사 명단을 공개하면서 정치권에 '당적 변경 정치인' 일명 철새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여야 모두 능력 있는 인재를 두루 발탁한다는 취지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공천을 얻기 위해 쉽게 당적을 바꿔버리는 '선거 철새'를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 인재영입위가 이날 공개한 광역단체장 후보 1차 영입인사는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황준기 전 여성부 차관, 최홍건 전 중소기업특위 위원장(장관급), 임좌순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차관급) 등 4명이다. 모두 장관 혹은 차관급 자리를 거친 중진 인사들이다. 인재영입위는 이와 함께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설 구청장 권한대행 및 부구청장 출신 인사 4명도 함께 발탁했다. 한나라당의 경우 잦은 당적이탈 및 변경, 상습적 공천 불복자에 대해서는 공천심사에서 배제하겠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이번 1차 영입인사 명단 뚜껑이 열리자 철새 정치인 영입 현상이 되풀이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최 전 위원장과 임 전 총장의 당적 변경 사실이 도마에 오르는 분위기다. 최 전 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차관을 역임했으며 새천년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노무현 대통령후보 특보를 거쳐 열린우리당 특위위원장, 지구당 위원장 등을 지냈다. 임 전 총장의 경우 지난 2005년 4월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아산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해 낙선했으며 최근 한나라당에 입당, 아산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했다. 남경필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영입 인사를 발표하는 기자 브리핑에서 철새 정치인 영입 논란을 의식한 듯 "이번에 선발한 인재들은 당을 여러 번 바꾼 것이 아니며 현 정부의 중도 노선과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해 화합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남도당은 최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엄용수 밀양시장과 천사령 함양군수의 입당을 허가했다. 두 사람 모두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된 뒤 탈당해 무소속으로 활동하다 이번에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철새 정치인 영입 논란은 여당뿐 아니라 야당에서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을 영입했다. 정 청장은 2004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중구청장 재보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으며 이후 2006년 지방선거 직전 한나라당으로 옮겨 구청장에 당선됐다. 당적 변경 정치인은 세종시 수정안 논란의 중심인 충청권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이었지만 이번에는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다시 대전시장 선거에 나선다. 이밖에 김대중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 새천년민주당 당무위원을 맡았던 이태복 전 장관도 선진당에 입당해 충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으며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을 지냈던 오시덕 전 의원은 선진당 공주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15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중앙당사에서 광역단체장 입후보 예정자를, 각 시∙도당에서는 기초단체장과 광역ㆍ기초의원 후보자들의 공모 서류를 접수한 뒤 4월 말까지 공천심사와 경선 등을 통해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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