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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개미 투자자들' 안도의 한숨
입력2004-12-15 03:13:14
수정
2004.12.15 03:13:14
홍콩 시민 10명 가운데 1명꼴인 51만명의 `개미 투자자'들이 14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모처럼 숙면을 취하게 됐다.
이들은 최근 돈뭉치를 거머쥘 것이란 꿈에 부풀어 홍콩 정부가 설립한 세계 최대의 부동산투자신탁회사인 '링후이(領匯)'에 공모주 청약을 신청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홍콩 공공주택 주민 2명이 공공 부동산을 정부가 처분하는 것은 법률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홍콩 개미들의 `장밋빛 꿈'에 차질이 생겼다.
마이클 하트만 홍콩 고등법원 판사는 13일 정부의 부동산투자신탁회사 설립 합법성 여부에 대한 판결을 14일 오후나 15일 오전으로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변호사인 풍와킨(馮華健)은 "고등법원이 14일 정오까지 판결을 내놓지 않으면 링후이 상장 추진 일정을 모두 취소하겠다"고 선언했다.
링후이 상장 공동 주간사인 골드만삭스와 HSBC, UBS는 13일 밤 긴급회의를 갖고 상장이 무산될 경우에 대비한 공모주 자금 지급 대책까지 논의하기도 했다.
링후이 상장이 무산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이번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개미 투자자들의 90% 정도가 초단기 신용대출을 받아 청약을 했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만약 법원이 링후이에 대한 소송 개시를 결정하게 되면 청약 자금 2천800억홍콩달러가 묶이고 청약자들의 손실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링후이 공모주 청약에는 홍콩 인구 680만명 가운데 무려 51만명이 청약했으며 213억5천만홍콩달러(2조9천억원) 공모에 2천800억홍콩달러(38조원)가 몰렸다.
이와 함께 링후이 상장이 무산될 경우 상장 추진 비용 등을 포함한 홍콩 정부의예상 손실액도 4억홍콩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트만 판사는 14일 오후 5시 공공주택 주민 2명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하고 "정부의 부동산 매각은 합법적"이라며 개미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링후이는 홍콩 주택관리국이 정부 소유의 도소매 점포와 상업용 주차시설 등 부동산을 증권화하기 위해 만든 부동산투자신탁회사로 16일 증시에 상장된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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