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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5월 4일] 주공·토공 '무늬만 통합' 안되도록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합작업이 마침내 시작되게 됐다. 두 기관을 합치는 것을 내용으로 한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이 국회에서 통과됐고 그동안 통합에 강력 반발해온 토공 노조도 ‘아무 조건 없이 정부와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혀 걸림돌 하나도 제거됐다. 주공ㆍ토공의 통합은 공공기관 선진화의 상징으로 부각된 사안이다. 두 곳 모두 규모가 큰데다 업무영역 중복에 따른 경영 비효율성 문제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통합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노조반발 등 기관 간 이해관계 및 정치권의 눈치보기 등으로 번번이 무산되다가 이번에 법적근거 마련과 함께 노조반발 문제도 해결됨으로써 성사되게 된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오는 10월1일 출범할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두 곳이 단순히 몸만 합쳐 이름만 바뀌는 ‘무늬만 통합’이 돼서는 안 된다. 주공ㆍ토공 통합의 목적은 업무중복에 따른 과잉경쟁 및 중복투자의 낭비를 없애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거기에 맞는 공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공사의 기능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와 분석으로 민간에게 넘길 수 있는 부문은 과감하게 넘기는 것이 필요하다. 또 비슷비슷한 업무를 하는 조직은 통폐합해 슬림화하는 등 조직재편을 단행해야 한다. 겉모양만이 아니라 실제 기능과 조직 등 내용이 확 바뀌는 화학적 통합으로 생산성과 경쟁력을 가진 공기업으로 출범해야 하는 것이다. 원활한 통합과 운영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난제는 지방이전과 막대한 부채 문제다. 참여정부의 혁신도시건설계획에 따라 주공은 경남진주, 토공은 전북 전주로 가게 돼 있었다. 그러나 통합으로 본사는 하나가 되는데 두 곳 모두 본사의 자기지역을 요구하고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자칫하면 지역싸움으로 번져 통합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신중한 접근과 조정이 필요하다. 두 기관 합쳐 86조원에 이르는 부채에 대해서도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자를 지불하는 부채만도 55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빚을 안고서 통합공사가 제대로 굴러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과 함께 정부지원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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