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독과점 일괄 규제가 더 큰 시장 실패 부를 수도"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장 티롤 프랑스 툴루즈1대학 교수는 규제가 기업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론적으로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티롤 이론의 핵심은 소수 대기업의 독과점으로 인한 '시장의 실패'에 대해 일괄적 규제보다는 시장과 산업 특성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과점기업을 일괄적으로 규제하면 더 큰 시장의 실패를 초래할 수도 있는 만큼 일종의 '맞춤형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권고다.

그는 가격통제나 담합억제 같은 전통적인 규제방식이 때에 따라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상품가격 제한은 독점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순기능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초과이윤'을 용인하는 역기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 경쟁기업 간 담합은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만 특허 등을 공유한다면 공익을 위해 바람직하기 때문에 덩어리 규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트롤 교수는 1990년대 우리나라 통신시장 규제에 관해서도 "정부 개입이 일으킬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고 경제원리에 맞는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해왔다. 이 조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보조금 축소로 단말기 구입 값만 비싸게 만들어버린 단말기유통개선법, 세입자를 보호하려다 건물주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상가시장을 위축시킨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은 티롤 교수가 말한 실(失)이 많은 규제다.



이뿐 아니다. 골목상권·중소기업 보호 취지로 도입된 규제정책이 해외 업체에 안방을 내주는 역효과를 낸 사례는 빵집을 비롯해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시장 등 수두룩하다. 시장과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규제의 잣대를 들이댄 결과라 할 수 있다. 규제가 불가피하더라도 관련 시장과 산업에 미칠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