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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 '신비주의 빗장' 푸나

마스터스 입장권 온라인 판매 비디오게임 코스 사용 허용 등<br>상업적 이득 위한 변화 움직임 79년 유지한 금녀원칙도 도마

5일 밤(이하 한국시간) 시작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대표적인 신비주의 스포츠 이벤트다.

타이틀 스폰서 없이 치러지지만 매년 대회 총수입은 4,500만달러(약 500억원) 정도. 이 가운데 약 80억원이 순익으로 남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조지아주의 작은 도시 오거스타는 해마다 3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들어 숙식과 인근 골프장 라운드, 기념품 판매 등으로 1억달러의 경제효과를 얻어왔다.

마스터스 마케팅은 폐쇄성과 신비주의로 요약된다. 대회 주최자이자 개최지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미국 사회에서 손꼽히는 부호와 최고경영자(CEO), 명문가 출신 정치가 등 300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회원들의 면면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오거스타에는 마스터스 기간을 제외하고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다. 반드시 회원이 동반해야 라운드를 할 수 있는데 그나마 대회 후 5개월 넘게 문을 닫는다. 대회 기간 연습라운드 때부터 구름 같은 갤러리가 모이는 이유다. 엄격한 비상업주의가 역설적이게도 커다란 상업적 이득을 안겨주는 '명품 마케팅'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최근 흥행을 위해 자존심을 굽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거스타는 지난 2007년부터 개막 전날 이벤트인 파3 콘테스트를 TV로 중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게임업체 EA스포츠와 계약을 맺고 오거스타 골프장을 비디오게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올해 대회 연습라운드와 1~4라운드 입장권 일부를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 판매했다. 그동안은 마스터스 고정 갤러리라 할 수 있는 '패트론' 4만여명만 입장할 수 있었다.



올해는 개장 후 79년 동안 굳게 유지했던 '금녀 원칙'이 도마에 올랐다. 5일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여성 회원은 단 한명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IBM의 여성 CEO 지니 로메티(53)를 회원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IBM은 엑손모빌ㆍAT&T와 함께 마스터스의 3대 후원 기업이다. 문제는 오거스타 골프클럽이 이전까지 이들 기업의 CEO에게 회원 자격을 줘온 관례에서 비롯됐다. 상업성을 위한 특례가 철칙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된 것. 2002년부터 오거스타의 여성 차별을 부각시켜온 여권운동가 마사 벅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거스타는 여성을 회원으로 받거나 IBM의 후원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애걸할 때까지 조금씩 숨기고 감추며 메이저 중의 메이저대회로 자리한 마스터스. 최대의 마케팅 비결인 폐쇄적 신비주의와 상업적 흥행 사이에서 어떤 변모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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