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침체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가 비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하팍폭이 크고 급매물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에 투자수요가 집중돼 있는데다 연초 가격 상승폭이 컸던 반면 비강남권의 경우 실수요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서울경제신문이 서울 지역의 중개업소들의 급매물을 직접 조사, 지난 2월 실거래가와 비교한 결과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는 최고 1억5,000여만원이나 가격을 낮춘 급매물까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일반 아파트의 경우 급매물이 단지별로 한 두건에 불과했고 가격 역시 2월 실거래가에 비해 5,000만원 정도 낮아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 2월 실거래가와 대비해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하락한 급매물이 나오고 있는 아파트는 잠실주공5단지이다. 이 단지 77㎡형(이하 전용면적 기준)은 지난 2월 12억3,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일선 중개업소에는 10억9,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와 있다. 2개월이 채 안된 기간 동안 1억5,000여 만원이 나 떨어진 것.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82㎡도 현재 시세보다 1억 이상 저렴한 11억9,000만원의 급매 물건이 나와있다"며 "이 정도 가격이면 급매라기 보다 거의 투매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남 개포동 주공1단지와 시영아파트도 2월 실거래가보다 평균 5,000여 만원 저렴한 물건들이 시장에 적지 않게 나와 있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예전처럼 대기 매수가 많아 급매가 나오는 즉시 거래가 되는 건 아니지만 최근에도 주공1단지 42㎡가 8억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급매물은 간간히 거래가 된다"고 말했다. 여의도 일대 재건축추진 단지들 역시 시세보다 최고 9,000만원 가량 저렴한 급매물이 출현하고 있다. 가장 단지 규모가 큰 시범아파트 61㎡는 현재 7억1,0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와있다. 이 아파트의 지난 2월 실거래가는 7억5,300만원이었다. B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많은 81㎡의 경우 원래 9억2,000만원 선에서 거래되지만 현재 8억6,0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와있다"며 "인근 삼부 아파트 역시 9억8,000만원까지 거래됐던 91㎡가 8억9,000만원까지 조정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반면 일반아파트의 경우 지역 및 단지별로 차이가 컸다. 강남권에 위치한 8~9억대 고가 아파트의 경우 시세보다 5,000여 만원 이상 저렴한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지만 강북 지역 기존 아파트의 경우 급매물이 한 두건에 불과했다. 노원 상계동 주공3단지(저층) 85㎡는 지난 2월 4억4,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나오는 물건은 층,향에 따라 4억5,000만~4억8,000만 수준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3.3㎡당 1,600만원 수준인데 여기서 더 떨어지긴 힘들지 않겠냐"며 "가격 하락에 대한 불안감은 있지만 대부분 실거주자들이어서 좀 더 기다렸다 팔겠다는 매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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