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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재인-안철수 TV토론부터 하라

문재인ㆍ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함으로써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갔다. 이제 양측 캠프의 최대 관심은 어떤 방식으로 단일 후보를 정할 것이냐는 게임의 룰에 있지만 그에 앞서 두 후보가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국민의 관심은 단일화 방식 같은 기술적 문제보다 두 후보 중 누가 더 국가 리더로서의 자질과 소양을 가졌느냐에 있다. 요컨대 박근혜 후보와 겨룰 최종 경쟁자로서 누가 적임이냐를 알고 싶은 것이다.

어차피 두 후보의 단일화를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여론조사가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서도 두 사람은 동일한 시공간에서 국민에게 자신의 실력과 가능성을 차별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지금까지 두 후보가 각각의 시간과 장소에서 밝힌 여러 정책공약들도 한자리에서 겨뤄야 한다.

결국 TV토론이다. TV토론은 경쟁관계의 후보가 광범위한 국민에게 우열을 검증 받을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치열하게 논전하는 과정에서 국민이 후보의 머리와 가슴을 읽고 선택할 수 있는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장이다. 17대 대선에서 단일화에 합의했던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는 TV토론을 한 차례 한 전례가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에도 한 차례의 TV토론을 허용할 모양이다.



문ㆍ안 후보는 최대한 이른 시기에 TV토론을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단일화 방식의 결정이나 7개 기본 합의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가기 전에 TV토론을 하는 것이 옳다. 그렇지 않으면 TV토론은 짜고 치는 각본이며 단일화 논의는 밀실야합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TV토론을 통해 7개 기본합의 사항과 관련된 각자의 구체적인 실현방안도 검증 받는 효과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당내 경선 후보들도 TV토론을 거치는 판에 본선에까지 오른 두 사람이 TV토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양측은 TV토론을 통해 단일화의 합당성과 범야권 후보로 적격한지 여부를 심판 받아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가 "단일화 협상에 들어가기 전이라도 TV토론에 대해 먼저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은 일리가 있다. 양측이 밀실협상을 벌여 그 결과를 국민에게 일방통보하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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