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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60세 전문경영인 vs 38세 오너

지난 29일 재계에 두 그룹의 인사가 있었다. 대림그룹의 이용구 부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신세계의 구학서 사장은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오너인 이준용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며 전권을 넘겨받았고 구 사장은 현재의 신세계를 일군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7년 만에 부회장으로 올라섰다. 두 사람 모두 말단직 공채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전문경영인으로 그룹 최고위직에 올랐다는 점에서 가문은 물론 재계의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두 전문경영인에게는 한날 최고경영진으로 승진했다는 것 말고 공통점이 더 있다. 나이가 60세(46년생)로 같다. 대학도(연세대) 똑같다. 기획통이라는 점과 화려한 경력도 비슷하다. 또 있다. 보필해야 할 2세 오너가 있다는 점이다. 이 부회장 옆에는 이준용 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사장이 있고 구 사장 곁에는 이명희 회장 장남인 정용진 부사장이 있다. 공교롭게 둘 다 38세라는 점도 같다. 이는 2세 경영인이 4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몇 년 뒤 경영권을 넘겨주고 쓸쓸히 무대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정 부사장은 9월 아버지인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이양받아 2대주주가 된 뒤 29일 구 사장과 함께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후계자 대물림이 예정된 수순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벌써부터 2세 경영인의 총수 등극을 점치는 게 섣부를 수도 있다. 또한 이들의 경영능력이나 자질이 전문경영인 못지않게 뛰어나 그룹의 사세를 더 불릴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주주니까, 내 회사니까’라는 생각에 전문경영인을 무시하고 무리수를 두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대림이나 신세계는 전문경영인과 오너의 조화 속에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해도 과언이 아닌 회사다. 두 사례가 아니더라도 전문경영인은 기업의 근간이요, 핵심이다. 전문경영인을 중시하는 모범 기업으로 평가받는 두 기업이 앞으로도 아름다운 풍토를 계속해서 지켜가길 기대해본다. 물론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 사장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한 것처럼 후임 전문경영인 발굴에 소홀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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