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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치인 압박' 투표 참여로

[기자의 눈] '정치인 압박' 투표 참여로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투표하라고 홍보하다 보면 정치권에서 뭐라고 합니다." 선관위 관계자의 말뜻은 이랬다. 젊은 층에게 쉽게 다가가는 홍보를 한나라당에서 불만을 제기한다. 중장년층에게 어필하는 선거 참여 독려엔 열린우리당이 뭐라고 한다. 지지층이 다르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연령층의 투표율이 높아야 한다. 투표율은 현실 정치에서 이만큼 민감한 문제다. 당락을 결정한다. 이번 선거 전체 투표율은 51.4%로 지난 지방선거보다는 다소 올랐다. 하지만 더 욕심을 내야 한다. 당선자가 그 중 50%를 가져간다 해도 전체 유권자의 25%가 지지한 것에 불과하다. "솔직히 할 만큼 했습니다. 투표일이 언제인지 모르는 사람 있나요." 군색한 변명만은 아닌 것 같다. 선관위는 투표율을 높이려고 그야말로 별짓을 다 했다. 선거 홍보물을 받지 못한 가정은 없을 것이다. 상도 준다. 심지어 어떤 지역에서는 선관위가 투표 참여자에게 선착순으로 치약까지 돌렸다. 선관위는 자신 있었다. "때만 되면 선관위 책임을 묻지만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투표가 언제인지 알면서도 안 가는 상황이다. 결국 여야 정치권의 책임이다. 언제든 돌아보면 싸우고 있다. 정책 대결의 장이 아니라 격투장에 가깝다.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해 황당해 하기도 한다. 법안 설명을 하는 의원을 덮쳐 쓰러뜨리는 이도 있다. 술 먹고 추태를 부린 의원도 있고 '경악할 만한' 허풍도 있다. 그러니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다. 정치인들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걸로 개운하지 않다. 자칫 그 책임조차 물을 수 없기 때문이다. 등을 돌리는 대신 부담을 줘야 한다. 국민에게는 표가 있다. 모든 권력을 만들고 끌어내릴 수 있다. 마음에 안 들면 바꾸고 능력 있는 정치인은 키워줘야 한다. 오로지 투표를 통해서다. 선관위 관계자가 웃으면서 솔직하게 한마디 하자고 했다. "정치인 욕해도 소용없어요. 투표도 안하면서."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다. 이들이 중원을 제 멋대로 휘젓게 놔둘 것인가. 정치인에게 가장 큰 압박은 경쟁자에게 표를 주는 것이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 편에서도 말이 없어진다. 입력시간 : 2006/05/3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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