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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3월15일] 카이사르
입력2006-03-14 17:54:07
수정
2006.03.14 17:54:07
[오늘의 경제소사/3월15일] 카이사르
권홍우 편집위원
‘Beware the Ides of March.’ ‘3월15일을 조심하라’는 게 본래 뜻이지만 흉사(凶事)에 대비하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문구다. 3월15일이 뭐길래.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가 기원전 44년 암살당한 날이다.
카이사르는 세계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 ‘카이저’ ‘차르’ 같은 독일과 러시아 제국 황제의 명칭도 그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 오늘날 법률체계와 재정정책의 원형도 카이사르다. 성공 비결은 크게 두 가지. 돈과 칼의 적절한 활용이다. ‘병사와 돈이 권력을 창출하고 보존하며 확장한다. 돈이 있으면 병사도 생긴다’는 말을 남겼다. 사재를 털어 병사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보너스를 지급하고 신전과 경기장을 지어 로마 시민의 환심을 샀다.
돈은 어디서 났을까. 꿨다. ‘빚이 많을수록 채권자에게 큰소리치며 더 빌릴 수 있다’고 장담했다. 대마불사(大馬不死)는 그 시대에도 통했는지 로마는 거액채권자인 그를 성장 기대주로 여겼다. 카이사르가 막대한 부채를 상환할 수 있었던 것은 정복지에 대한 관대한 세금정책. 세율을 절반으로 낮추자 오히려 더 많은 세금이 걷혔다. 세금을 피해 도망 다니던 피정복민들의 자진납세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의사와 교사 등 전문직에는 인종과 민족을 가리지 않고 로마 시민권을 내줬다.
인기 정책은 로마에서도 통했다. 서민의 빚을 탕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화폐제도에도 손을 대 그가 정한 금과 은의 교환비율은 19세기까지 쓰였다.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조폐국 설립. 원로원의 화폐주조권을 국가로 귀속시킨 것이다. 화폐주조 차익을 빼앗긴 귀족들의 불만은 암살로 이어졌다. ‘공화정을 지키려고 암살에 나섰다’는 신념의 배경은 돈이었다.
입력시간 : 2006/03/1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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