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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 '구름속의 자객' 낙뢰

최근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벼락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번 서울ㆍ경기 일원에 내리친 벼락으로 등산객이 생명을 잃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탈레반 인질사태로 놀란 우리의 가슴을 더욱 졸이게 만들고 있다. 흔히 벼락이라고 알고 있는 낙뢰는 구름 속의 음(-)전기와 지면의 양(+)전기 사이에서 발생하는 방전현상이다. 4만~5만 암페어의 전류를 가진 에너지 덩어리로서 100W의 전구 1만4,000개를 8시간 동안 켤 수 있으며, 1,000분의 1초 이하로 흐르는 순간적인 전류이다. 따라서 아직은 그 에너지를 이용할 수 없지만 필요할 때 저장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 저장기술은 먼 미래에 실현될 꾸준한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낙뢰는 인체에 치명적인 기상재해이므로 중국에서는 그것을 ‘구름속의 자객’이라고도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떨어진 낙뢰는 큰 인명피해를 수반하지 않아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와 그로 인한 기후변화로 더 많은 낙뢰와 더 강력해진 위험이 예측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06년의 경우 약 120만 건(하루 평균 3,272건), 2002~2005년 동안에는 특히 7월과 8월에 낙뢰가 집중 발생해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됐던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낙뢰를 피하기 위한 많은 상식들이 알려져 있지만 그 중 잘못 알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피뢰침’이다. ‘피뢰(避雷)’라는 말은 사전적으로 낙뢰를 피한다는 의미로서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피뢰침’의 기능과는 상반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즉 피뢰침(lightning rod)은 낙뢰로부터 특정 대상물을 보호하고자 낙뢰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낙뢰가 직ㆍ간접적으로 전력설비를 치게 되면 고장으로 연결돼 정전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24시간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한전으로서는 꿈속에서도 만나고 싶지 않은 존재다. 따라서 낙뢰로 인한 정전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전은 크게 세 가지 대책을 수립하여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첫째,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 등을 낙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가공지선’이라는 설비를 대부분의 선로에 설치하고 있다. 가공지선이란 앞의 피뢰침과 같이 중요한 전력설비가 직접 낙뢰를 맞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흔히 도심외곽이나 산악지역에 있는 송전철탑(送電鐵塔)을 보면 제일 높은 곳에 2개의 전선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가공지선이다. 이 가공지선에 낙뢰가 직접 치도록 유도함으로써 전기공급 선로가 보호돼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희생양의 원리다. 그 덕분에 송전철탑이 피뢰침 역할을 해 송전철탑 주변의 골프장이나 공장지대에 낙뢰피해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둘째, 낙뢰가 직접 기기를 친 경우가 아니고 다른 경로를 통해 전력설비에 침입해 ‘비정상적ㆍ순간적으로 높은 전압(뇌과전압)’이 발생하고 그것이 전선이나 변전소의 각종 기기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서 변압기 등 변전소의 주요 기기 앞에는 ‘피뢰기(arrester)’라는 설비가 설치돼 있어 뇌과전압을 제거해 기기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마지막으로, 전국적인 낙뢰발생 현황을 감시하는 ‘한전 낙뢰감시네트워크’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상시 출동태세를 갖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것은 전국각지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접수된 낙뢰발생 상황을 분석한 다음 지리정보시스템 기반의 지도에 낙뢰발생 현황이 표시되는 시스템으로서 한전 본사를 비롯해 각 지역 설비운용부서에서 언제든지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따라서 어떤 지역이 낙뢰로 정전이 발생하더라도 즉시 정확한 지점으로 출동하여 복구가 가능하므로 정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한전의 낙뢰감시네트워크시스템을 통한 관측결과에 의하면, 매년 낙뢰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정시간대에 집중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전은 끊임 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낙뢰로 인한 전력설비 피해를 최소화하여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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