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서방 90㎞ 해상에서 실시된 대규모 해상기동훈련에 참가한 장병들의 표정에는 유난히 긴장감이 어렸다. 천안함 피격사건 5주년을 이틀 앞두고 시행되는 훈련에 장병들은 각별한 의미를 두는 것 같았다.
적의 해·공군 전력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상황을 가정한 이번 훈련의 참가 함정은 00여척. 한국형 구축함 을지문덕함(3,200t급)을 필두로 신형호위함 인천함(2,500t급), 호위함 청주함(1,800t급), 그리고 천안함과 동급의 초계함인 신성함(1,200t급), 유도탄고속함 한상국함(450t급), 고속정(150t급) 등이 꼬리를 물고 전속력으로 내달렸다.
국방부 공동취재단이 동승한 청주함과 신성함이 갑자기 방향을 크게 틀었다. 대잠훈련을 위한 급변침에 선체가 기우뚱하는가 싶더니 선미 후방에서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물기둥이 솟구쳤다. 가상이지만 적 잠수함은 바로 해저로 가라앉았다.
훈련의 대미를 장식한 대함 사격에서는 귀청이 찢어지는 것 같은 굉음이 서해를 덮었다. 을지문덕함의 127㎜ 함포를 비롯해 각 함정의 76㎜함포와 40㎜함포 등 전 함대의 화포가 화염을 토해냈다. 천안함 피격 당시 사망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가 기탁한 아들의 사망보험금과 성금으로 2함대 초계함에 2정씩 장착돼 ‘3·26 기관총’으로 불리는 K-6 기관총도 수많은 탄피를 쏟아내며 적을 향한 화망에 힘을 보탰다.
훈련을 지휘한 강석봉 제23전투전대장(대령)은 “우리 해군은 지난 5년간 절치부심하며 적을 처절하게 응징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춰왔다”며 “불굴의 의지로 필승해군의 승전 전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영해 수호의지를 다졌다./태안=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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