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그리스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종료시한을 오는 6월 말로 미루기로 했다.
그리스 정부는 23일까지 현행 협정을 기반으로 경제개혁안을 작성한 뒤 EU·국제통화기금(IMF) 등에 제출하기로 했다.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IMF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는 그리스의 개혁정책 이행 여부를 실사한 뒤 4월 말에 아직 남은 구제금융 72억유로를 지원할 예정이다. 양측은 또 새로운 만기인 6월 말 이전에 부채 재협상을 벌여야 한다. 이번 합의는 긴축을 수반한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 연장을 주장하는 채권단의 입장과 기존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채권단의 간섭이 없는 가교금융(bridge finance)의 6개월 시행을 요구한 그리스의 입장을 절충한 것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21일 TV 회견에서 "긴축재정과 구제금융의 끝을 보고 있다"면서도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전쟁에서 이긴 것은 아니다. 진짜 어려움이 우리 앞에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지난 2010년부터 IMF와 EU·ECB 등 일명 트로이카로부터 모두 2,400억유로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지원받고 있으며 이번 합의는 EU 구제금융 만기를 6월 말로 연장한 것이다. IMF 구제금융은 내년 3월 시한이 만료된다. 한편 뉴욕과 유럽증시는 이날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 소식으로 강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사상 최고치인 1만8,140.44와 2,110.30을 기록했다. FTSE100지수도 전일 대비 26.30포인트(0.38%) 오른 6,915.2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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