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버이날이다.
10년, 20년 전 같으면 카네이션 한 송이, 편지 한 장이라도 ‘마음만이라도 고맙다’는 말이 오갔을 것이다. 요즘도 그럴까.
얼마 전 설문조사에서 부모가 바라는 최고의 어버이날 선물 1위로 ‘현금’이 꼽혔다. 정확히 20년 전 한 백화점의 조사에서 ‘안마기’가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연들을 봐도 이러한 변화상을 금방 엿볼 수 있다.
최근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사진 한 장. ‘꽃으로 퉁 칠 생각 마라’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온다.
물론 이 플랭카드를 직접 ‘우리 엄마’가 썼을 리는 없겠지만 꽃 같은 세월을 자식들에게 쏟아부은 후 이제 힘겨운 여생을 준비하는 부모들은 이 문구에 ‘내 마음과 다르지 않다’며 공감하는 모습이다.
어버이날의 달라진 풍경은 이것 뿐이 아니다. 전통의 카네이션도 변화하고 있다.
꽃만 달린 단순한 카네이션은 이제 그만. 이제는 빳빳한 5만원권으로 포장된 ‘돈네이션’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지금은 ‘나는 짜장면이 싫다’는 어머니 보다 ‘네가 바쁠 것 같아 내가 알아서 샀다. 입금해라. 고맙다. 엄마가’라는 글을 남길 줄 아는 적극적인 부모도 더 많아지고 있다.
이제 우리 부모들도 자식만을 위한 삶을 사는 게 아니라 당신을 위한 인생을 살 시기가 된 듯 하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