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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포커스] 사드 놓고 계파갈등 커지는 새누리

비박·중진 '도입 공론화'에… 친박 "신중해야"

"한미동맹 강화·북핵 견제 필요"… 유승민 주장에 정병국 등 지원

이정현·홍문종 등 친박계는 "한중관계 치명적 손상" 지적


새누리당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도입 문제를 놓고 계파 간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박근혜계 중심인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은 청와대와 정부가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 입장에서 벗어나 도입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국제사회에 우리 정부의 스탠스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사드 도입을 공개적으로 천명할 경우 중국을 자극할 수 있고 이는 박근혜 정부가 탄탄하게 구축해온 대중국 외교 및 경제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친박 의원들은 사드처럼 안보 문제가 걸려 있는 민감한 이슈는 새누리당이 입장을 밝히거나 공론화해서는 안 되며 정부가 목소리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19일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집권 3년 차를 맞아 경제활성화, 민생경제 회복에 당이 총력을 모아줄 것을 당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 문제를 놓고 계파별로 딴소리를 하고 있다"며 "당의 단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드 배치 공론화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총대를 메고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친이명박계인 이재오·심재철·정병국 의원이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공론화 '찬성파'는 사드 배치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혀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우회적으로 압박해야 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도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정부가 고수하고 있는 이른바 '3NO(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었다) 정책'은 북한의 오판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만큼 사드 배치 공론화를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의지를 북한에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정부는 기존 3NO 전략에서 벗어나 이 문제의 근본원인이 북핵에 있으며 이를 해소하는 것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당은 정부·청와대와 긴밀히 협의하고 정부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올바른 결정을 한다면 적극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핵 위협이 엄존하는 현실에서 사드 배치는 불가피하며 정부가 이 같은 방침을 정한다면 당 차원에서 지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비박계의 이 같은 공세에 대해 이정현·홍문종 등 친박계 의원들은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사드가 남한에 배치될 경우 한미일의 군사적 협력 수준이 높아지면서 동북아 정세는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신냉전 국면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한중관계에 치명적인 손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또 사드 배치가 한국에 북한 견제용 첨단무기를 들여온다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 치열해지고 있는 중국과 미·일의 무기경쟁을 심화시켜 한반도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안보 문제에 당이 개입해서는 안 되며 정부 방침대로 모호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강조하고 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사드 배치가 공론화되면 결국 사드 배치 찬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민감한 안보 이슈를 의총에서 공개적으로 논할 경우 중국 등 주변국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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