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알리바바'로 주목받고 있는 인터넷상거래 기업 로켓인터넷이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아직 미국의 아마존이나 중국의 알리바바에 도전할 정도는 아니지만 유럽과 이머징 국가에서 인수합병(M&A)과 자회사 설립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으며 사업영역도 상거래뿐 아니라 의류·숙박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켓인터넷이 13일까지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6억유로(약 7,520억원)의 투자금 유치를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1,200만주(전체 지분의 7.8%)의 신주를 발행한다. 회사 측은 기존 주주인 베일리기포드(자산운용사)와 유나이티트인터넷(독일 인터넷 업체)이 2억1,000유로 규모의 투자를 확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하며 14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으며 현재 기업가치는 80억유로로 평가된다. 불과 4개월 만에 투자금 유치에 나선 것은 성장을 위한 실탄 마련 때문이다. 현재 기업가치는 80억유로에 달한다.
이 회사는 스타트업 설립이나 기존 회사 인수를 통해 유럽과 이머징 시장을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가고 있다. 상장 이후 성사시킨 굵직한 M&A만도 3건에 달한다. 독일의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 '딜리버리히어로'의 지분 30%를 4억9,600만유로에 사들였으며 쿠웨이트의 음식 서비스 포털사이트인 '탈라밧'에 1억5,000만유로를 투자했다. 또 1억1,000만유로를 들여 독일 식재료 배달업체인 '헬로프레시'의 지분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이 활발한 M&A로 상장 때 조달했던 14억유로 중 10억유로를 이미 소진하는 바람에 이번 신주 발행을 진행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 측은 연내 새로운 자회사 10개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며 기존의 운영 플랫폼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로켓인터넷은 독일의 청년 벤처 창업가 올리버 잠버가 2007년 설립한 전자상거래 회사로 미국과 중국 등 기존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유럽과 이머징 국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의 공식 모토는 "미국과 중국을 뺀 나머지 시장에서 세계 최대 인터넷상거래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이 회사의 성장공식은 기존에 선진국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해 회사를 설립하거나 기존 업체를 인수해 자사의 경영 노하우를 접목시키는 것이다. 로켓인터넷은 일종의 지주회사격으로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수십 곳의 자회사를 두고 있는 셈이다. 업종도 다양하다. 일반상거래뿐 아니라 의류·숙박·음식 등으로 영역을 무한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머징 국가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며 성장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신흥국 상거래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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