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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유엔서 여성인권·법치 강조…이율배반 지적

위안부 배상·집단자위권 헌법해석과는 상반된 태도


시리아 난민지원에 650억원 추가 투입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유엔 총회에서 전쟁 중 성폭력 피해자 지원 문제와 법에 의한 지배를 강조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외면해 왔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해 법치주의를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이라서 이율배반이라는 지적이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일반토론 연설에서 전쟁 중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국제 기금에 출연하겠다는 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이 23일 전했다.

앞서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피해자 신탁기금에 이바지할 것을 약속하면서 여성 인권을 중시한다는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에 약 1억엔(약 11억원)을 반영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해양 국가로서의 법에 의한 지배를 강조할 예정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둘러싸고 중국과의 분쟁이 격화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작년 유엔총회에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당시 일본 총리가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법치주의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법을 강조하며 센카쿠 실효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취지이며 독도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강제관할권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던 것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일본이 위안부 문제와 집단적 자위권에 관해서 보여온 태도는 여성인권이나 법치주의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아베 내각이 위안부 강제연행의 증거가 없다고 발뺌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피해자는 일본 정부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원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의 연설이 문제의 핵심을 외면하고 기금으로 선심을 쓰듯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내부에서는 아베 총리 본인이 집단적 자위권의 족쇄를 풀려고 법치주의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바야시 세쓰(小林節) 게이오(慶應)대 교수(헌법)는 헌법 해석을 바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려는 아베 정권의 시도에 대해 “정부의 생각대로 헌법 해석을 변경하면 법에 의한 지배가 붕괴한다”고 언급했다.

여성 인권과 법치주의에 관한 아베 총리의 발언이 어느 정도 구체화할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발언 내용에 따라 국제 사회의 반발과 비판이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유엔 연설에서 시리아 난민을 지원하도록 60억 달러(약 650억원)를 추가로 내놓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일본은 그간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9,5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했다.

시리아의 화학무기 폐기를 위해 기술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을 함께 밝히고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도 촉구한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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