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同一個世界, 同一個夢想ㆍOne World, One Dream)'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베이징올림픽은 개막 100일을 앞두고 중국의 티베트 강경진압에 대한 항의로 세계를 '친(親)중국'과 '반(反)중국'으로 두 동강 냈다. 따라서 베이징 올림픽이 추구한 '하나의 세계'는 한갖 꿈으로 끝나려나.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이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서방 국가들이 대거 불참하는 바람에 81개국이 참가하는 반쪽 올림픽으로 열린 전례가 베이징에서 되풀이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 올림픽 성화는 지난 6일 영국 런던에서 대규모 반중국 시위대를 만났고 7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2,000여 명의 반중국 시위대를 만나 불이 세 차례나 꺼졌다. 이어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반중국 시위로 인해 차이나타운에서 열 예정이던 환영행사가 취소되고 봉송 거리가 9.6km로 크게 단축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올림픽 개막식 보이콧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 당국에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를 촉구하면서 베이징올림픽의 개막식에 불참할 것임을 밝혔고, 유럽의회는 올림픽의 개막식을 거부할 것을 27개 회원국 지도자들에게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할 수 있음을 내비쳤으며, 아키히토(明仁) 일왕도 개막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개막식 불참 의사를 번복할 뜻을 시사했으나 찰스 황태자는 불참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개막식 참석 방침을 밝혔지만, 의회에서 부시 대통령의 개막식 불참을 요구하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서방국에서 반중국 정서에 대항해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민족주의 열기가 과열되고 있다. 이달 9일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듀크대학에 유학중인 왕첸위안(王千源ㆍ20ㆍ여)이 일어난 친중ㆍ반중 시위의 중재자로 나섰다가 중국인들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이 찍혀 중국에 돌아가지도 못할 처지에 놓였다. 또한 파리 성화봉송 과정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위대에 맞서 일약 국민적 영웅이 된 장애인 펜싱선수 진징(金晶ㆍ여)까지 까르푸 불매운동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매국노로 전락해 네티즌들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대학생과 청년층이 중심이 된 까르푸 불매운동은 일부에서 폭력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