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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한국경제 재도약하려면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지난해 세밑 정부가 발표한 새해 경제정책 방향은 한국 경제가 처한 절박한 상황과 다시 한번 일어서야 한다는 절실함이 배여 있다. 새해는 한국 경제가 성장 궤도로 복귀할 것인가, 저성장으로 추락할 것인가의 분수령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그만큼 경제팀의 책임은 막중하다. 민간 주도 내수 활성화와 공공부문 개혁, 창조경제 활성화 등 경제 체질 개선으로 성장과 민생 안정을 이루겠다는 정책 방향은 나무랄 데 없다. 그 경우 성장률이 3.9%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전망치가 달성돼도 2012~2014년 3년 평균 2.9%로 잠재성장률 수준을 밑도는 수준이다.

규제 과감히 풀어 투자 확대부터

따라서 이 정도는 단순한 전망이라기보다는 한국 경제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2012년, 2013년 증가율이 1.7%, 1.9%였던 민간소비가 3.3% 증가하고 -1.9%, -1.6%였던 설비 투자가 6.2% 증가하며 -1.3%, 2.5%였던 수출이 6.4% 증가돼야 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관건은 설비 투자다. 지난 2년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2003년 이후 11년간 연평균 3.7% 증가에 그쳤던 설비 투자가 6.2% 증가하기 위해서는 물가상승률 포함 142조원의 설비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계열사 간 내부 거래 제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각종 경제민주화법 시행에다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으로 급등할 임금 상승, 원·엔 환율 급락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가 전망되는 여건 속에서 설비 투자가 6.2% 증가하려면 한국 경제가 새로 태어난다는 각오로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규제 개선 정도로는 안되고 중앙·지방정부 할 것 없이 투자를 조금이라도 저해할 수 있는 규제가 없는지 원점에서부터 재점검하고 개혁해야 한다. 과도한 규제로 정체된 금융·교육 ·의료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에 대한 획기적인 규제 개혁도 급선무다. 규제 개혁은 규제당국의 이해가 걸린 문제라서 번번이 공염불에 그쳐왔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한국 경제의 명운이 걸린 문제이므로 확실하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통상임금 판결로 시급한 현안 과제로 떠오른 임금 체계를 조속히 성과급 위주로 개편해 과도한 임금 상승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임금 10% 상승은 투자를 8%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외 나간 한국 기업들의 유턴을 위해서도 보다 파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양질 일자리 늘려 민간소비 유도를

민간소비 3%대 증가를 위해서는 소비를 제약하고 있는 고용 불안,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경기 장기 침체, 노후 불안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 저성장시대에는 더 많은 사람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양질의 정규직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착이 중요하다. 부동산 경기를 옥죄고 있는 각종 규제, 징벌적 세금, 과도한 금융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 2010~2011년 물가 폭등으로 생활물가 수준이 너무 높아져 서민 생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유통구조 개선만으로는 미흡하다. 생활물가 핵심 품목인 농축수산물 식료품에 대한 현장 밀착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고 개방 경쟁화를 추진하고 석유 가격에 대해서는 세수 감소 우려로 내리지 못하고 있는 유류세 인하를 부가세 인상과 패키지로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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