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한국은 종주국 같은 나라입니다. 한국 불교와 스님들도 사고방식이 바뀌어 마음의 병이 깊은 서구를 비롯한 세계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27일(현지시간) 포교사찰인 능인선원의 지광(사진) 스님은 뉴욕주 턱시도에서 열린 대학교육시설 뉴욕인터내셔널유니버시티센터(NYIUC) 개소식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NYIUC는 뉴욕주립대(SUNY) 등 다양한 대학교의 강좌를 유치해 지역주민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능인선원은 이를 3~4년 내 정식 대학교로 육성하게 할 방침이다.
지광 스님은 "서구에서 불교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면서 달라이 라마나 틱낫한 스님은 상당한 세력을 가지고 유럽 문명에 큰 영향력 행사하고 있다"며 "참선으로 대표되는 한국 불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서 참선과 명상을 하는 인구가 크게 늘어나는 데 대해 지광 스님은 "서구에서는 참선을 질병치료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 같다"며 "수행 처소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한국의 선을 이해시킨다면 미국 사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대사회는 1등만 추구하는 경쟁사회로서 그 자체가 스트레스 덩어리다. 물질문명을 발전시킨 서구사회는 더욱 그렇다"며 "명상이나 참선을 통해 마음을 녹이면 번뇌가 씻기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국 사회에도 널리 퍼뜨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교 발전방향에 대해 지광 스님은 한번에 욕심 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학교를 한국 불교를 미국 사회에 전파하는 교두보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학교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만큼 우선 미국 내 유수 대학교와 조인트시스템을 갖춰 정식 대학교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고 지역사회에도 기여하는 교육기관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서구를 통해 한국 사회에 수입된 많은 종교에서 볼 수 있듯이 불교는 외국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라며 " 한국 스님들도 영어라는 도구를 통해 세계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능인선원은 과거 미 국방부연구소로 사용되던 학교 건물을 8년 전에 인수했으며 도량 등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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