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의 개막 후 전경기 득점 기록이 깨진 다음날,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새 역사를 썼다.
메시는 6일(이하 한국시간) 아약스와의 챔스리그 32강 조별리그 F조 4차전 네덜란드 원정에서 2골을 터뜨렸다. 2대0 바르셀로나의 승리. 지난 2일 68년 만에 셀타 비고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홈경기를 져 5년여 만에 첫 리그 연패를 당했던 바르셀로나는 챔스리그에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3승1패(승점 9)가 된 바르셀로나는 조 1위 파리 생제르맹(3승1무·승점 10)과 함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메시는 전반 36분 헤딩 선제 결승골을 뽑은 데 이어 후반 31분 페드로의 크로스를 슬라이딩하며 왼발로 밀어 넣었다. 이 경기 전까지 챔스리그 통산 69골을 넣은 메시는 이날 2골로 기록을 71골로 늘렸다. 라울 곤살레스의 통산 최다 골 기록과 동률을 이룬 것이다. 메시는 90경기에서 71골을, 라울은 1995년부터 2011년까지 레알과 독일 샬케에서 142경기를 뛰며 71골을 기록했다. 경기 후 메시는 "타이기록 작성이 기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르셀로나가 16강 진출을 확정하며 1위 파리 생제르맹을 1점 차로 쫓은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엔리케 바르셀로나 감독은 그런 메시를 "살면서 봐온 선수들 중 최고"라고 칭찬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통산 250골째를 터뜨린 뒤 리그 통산 최다 골 기록(251골)을 앞두고 2경기에서 득점 없이 돌아섰던 메시였다. 그러나 5일 리버풀과의 챔스리그(1대0 레알 승)에서 호날두가 무득점에 그치자 작심한 듯 2골을 몰아쳤다. 호날두는 70골에 머물러 있다. 그는 올 시즌 리그와 챔스리그에서 전경기 득점을 기록 중이었다. 리그 9경기에서 17골, 챔스리그 3경기에서 3골을 쓸어담고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전에서는 슈팅이 번번이 상대 골키퍼 수비범위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 관심은 누가 먼저 72호골을 터뜨리며 챔스리그 신기록을 세우느냐다. 지난 시즌부터 잦은 부상과 탈세 의혹에 주춤하며 4년 연속 놓치지 않던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올 초 호날두에게 넘겨줬던 메시는 아약스전 2골을 계기로 반전을 예고하고 있다. 리그 득점왕 경쟁에서는 여전히 호날두(17골·메시는 7골)의 압도적 우세지만 챔스리그 72골 선점은 메시가 유리해 보인다. 바르셀로나는 26일 아포엘과 5차전을 치르고 레알은 하루 뒤인 27일 바젤과 경기한다. 물론 기록은 72골을 넘어 80·90골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불멸의 역사를 놓고 펼칠 세기의 경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이날 한 시상식에서 호날두는 "은퇴 뒤 내가 남긴 기록들을 보면서 '내가 역대 최고 선수 중 한 명이었다'는 생각을 하고 싶다. 꼭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는 CSKA모스크바 원정에서 1대2로 졌다. 2무2패(승점 2) E조 꼴찌로 처진 맨시티는 남은 2경기에서 전승해도 16강 자력 진출은 불가능하다. 맨시티는 2011-2012시즌부터 2시즌 연속 32강에서 탈락했고 지난 시즌에도 16강에서 짐을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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