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27일 풍문여고 3학년 교실은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였다.
오전10시부터 시작되는 성적표 배부를 기다리던 학생들은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예측하고 있었다. 노슬기(18)양은 "정시에 올인하려고 수시는 지원하지 않았는데 평소보다 등급컷이 떨어지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곧 성적표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긴장되고 떨린다"고 말했다.
성적표를 손에 쥔 채 교단에 선 이소희 교사가 "떨리지?"라고 말하자 학생들은 "빨리 주세요" "받기 싫어요"라고 소리치며 긴장감을 애써 감추려 했다. 이윽고 번호순으로 나와 성적표를 받은 학생들은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성적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믿기지 않는다는 듯 "한 등급이 올랐어!" "가채점보다 높아!"라고 환호하는 학생에서부터 "어떡해"를 연발하며 한숨을 쉬는 학생들로 희비는 엇갈렸다.
지원한 대학의 수시 최저학력 기준을 맞춘 학생들은 일단 안심하는 모양새였다. 이달에 치러진 논술고사나 적성검사 등 대학별 고사의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가장 큰 고비를 넘겼기 때문이다. 배수빈(18)양은 "다음달 6일 수시지원한 대학의 논술고사 결과가 나온다"며 "국어가 어려워서 한 등급이 떨어졌지만 최저학력 기준은 맞췄기 때문에 논술만 합격하면 최종 합격하게 된다"고 말했다. 진보라(18)양도 "여러 학교에 수시로 지원했는데 최저학력 기준을 맞춘 곳이 몇 군데 된다"고 말했다.
반면 예상보다 낮은 성적에 울상인 학생들도 많았다. 체대를 희망한다는 이하누리(18)양은 "가채점을 기준으로 정시지원할 대학을 정해놓았는데 백분위가 예상보다 떨어져 걱정"이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선생님과 의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이연(18)양은 "수시지원한 대학에서 요구한 백분위 커트라인이 10%(2과목 합)인데 10.5%가 나와서 아깝게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양양은 "지원한 다른 3개 대학의 최저학력 기준은 맞췄지만 대학별 고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면서 "만약 이 대학들도 떨어지면 정시를 써야 해서 걱정"이라며 초조해했다. 친구들과 함께 성적표를 보던 한 학생은 "이러다 진짜 재수하면 어쩌지"라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손태진(39) 풍문여고 진학부장은 "선택형 수능의 도입으로 중상위권 학생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수시 최저학력 기준을 못 맞춘 학생들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 같다"며 "진학지도를 수년째 하고 있지만 이전의 데이터를 전혀 쓸 수 없는 올해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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