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사진) ECB 총재는 9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 출석해 "어려움에 부닥친 모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에 계속 유동성 라인을 열어놓을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견고하고 시의적절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날 드라기 총재는 구체적인 추가 조치에 대한 언급을 피했으나 전문가들은 ▦오늘 9월 중 추가 금리인하 ▦중단된 국채매입 프로그램 재개 ▦3차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실시 ▦유럽 구제기금 대출 등이 실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CB는 지난 5일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치인 0.75%로 인하했지만 시장은 국채매입 프로그램, 3차 LTRO 등 경기부양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논의되지 않았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ECB 회의 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해 9일에는 국가부도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를 다시 돌파했으며 이탈리아 역시 6%대에 다시 진입했다. 독일ㆍ프랑스ㆍ영국 등 유럽증시도 나흘 연속 하락했다.
여기에 지난달 말 유로존 정상들이 재정위기국의 은행권에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회원국 간 이견으로 실제 도입까지는 적어도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유로존을 둘러싼 불안감은 다시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존 회의에서 극적으로 타협된 단기 시장안정책이 결코 단기간에 도입될 것 같지 않자 ECB가 진화에 나선 것"이라고 배경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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