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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복않는 사회

올 상고사건 3만8,000건 넘어 사상최대 예상

민형사 상고 사건이 급증하면서 3심 대법원 재판 병목현상이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대법원에 접수된 민사 사건은 총 8,1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901건에 비해 300건 가까이 증가해 연말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형사 사건 역시 1만1,32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44건) 대비 600건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대법원에 접수된 민사 사건이 1만2,303건으로 2012년의 1만2,607건에 비해 소폭 감소하면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가 꺾였지만 전체 상고심 접수 건수(3만6,156건)는 2012년의 3만5,777건보다 증가해 대법원의 사건 처리 부담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은 민형사 사건을 중심으로 대법에 접수되는 상고 사건 증가세가 매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잠시 주춤하던 민사 상고 사건 건수가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이대로 갈 경우 연말께 전체 상고 사건 건수가 사상 최대치인 3만8,000여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상고 사건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묻지 마 식으로 무조건 3심 법원에 호소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 평이한 일반 사건들도 상고를 하는 바람에 대법원의 사건 처리 부담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주요 사건에 대한 심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3심 재판 병목현상을 없애기 위해 대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상고법원을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대법원은 처리해야 하는 사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대법원에 접수되는 사건 수를 줄이고 법률 해석을 하는 법률심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상고 사건을 전담하는 상고법원 설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달 24일 상고제도 개선 공청회를 시작으로 추가적인 여론수렴을 거쳐 상고 법원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상고 사건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원심 판결을 바꾸거나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내려보내는 비율인 파기율은 민사의 경우 최근 5년간 6~8%에 불과했고 형사 사건은 이보다 낮은 3~6%에 머물렀다. 대부분의 사건이 상고를 해도 별로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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