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담보로 국내에서 적지 않은 돈을 벌어들이는 외국 주류업체들이 국내에서 쥐꼬리만큼 기부를 하고 있어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프랑스계의 위스키 업체인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 2009년7월~2010년6월 회계연도에 한국에서 위스키를 팔아 1,249억원 매출에 7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기부금은 전무했다. 다만 진로에서 70%의 지분을 매입하며 인수한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진로발렌타인스)은 같은 기간 2,033억원 매출, 156억원 순이익에 2억원가량을 기부했다. 페르노리카가 보유한 지분만큼 반영한다면 두 회사를 합한 총 순이익 187억원에 1억6,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계산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부금액은 순이익의 0.8%에 그친다. 윈저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위스키 업체인 영국계의 디아지오코리아는 2010년7월~2011년6월 회계연도에 5,078억원 매출에 1,041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기부금은 고작 5,078만원에 그친 것으로 최근 공시했다. 디아지오코리아의 기부액은 순이익의 0.04%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KKR이 주인인 오비맥주도 기부금이 적기는 마찬가지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2조7,000억원 매출에 361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기부금은 고작 3,469만원에 그쳤다. 순이익의 0.08%로 외국계로 넘어간 후 기부와는 담을 쌓았다는 게 기부관계자들의 평가다. 기업은 물론 유용한 상품을 제공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등 사회에 1차적으로 기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직접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서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영업이익의 3.4%를 기부하는 등 10대 그룹은 대체로 영업이익의 1~4%를 기부활동에 쓴다. 기부는 소비자와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가는 안전판이다. 상류 측의 도덕적 책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로의 역사도 깊다. 국내 소비자들의 건강을 담보로 적지 않은 돈을 벌어가는 외국계 주류업체들도 국내 소비자에 인색하다는 소리는 듣는 게 회사에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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