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의 투표율이 56.8%로 지난 1998년 지방선거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충일(6일), 주말(7~8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심판론'과 사전투표가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불러모은 덕분으로 분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열린 제6회 전국지방선거에서 개표가 마무리된 오후6시까지 전체 유권자 4,129만6,228명 중 2,346만4,573명이 투표했다고 밝혔다.
◇사전투표 효과?…'마의 60%' 돌파는 좌절=투표율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이번 선거에서 전국단위로 첫 도입된 사전투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는 11.5%를 기록, 연휴를 맞아 휴가지로 향하는 유권자들까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선관위는 사전투표로 5%포인트 정도의 투표율 상승효과를 가져왔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선관위가 애초 예상했던 '마의 60% 투표율' 돌파는 좌절됐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4월16일 이후 한 달 넘게 경선·유세 등 정치일정이 전면 중단된 여파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전투표가 투표 분산 효과만 있을 뿐 '할 사람은 하고 안 할 사람은 안 한다'는 법칙은 여전한 게 아니냐는 회의론도 나왔다.
◇서울의 약진…'앵그리맘' 투표율 높아=지역별로 살펴본다면 서울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 투표율은 58.6%를 기록해 전체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다. 1995년부터 2010년까지 치러진 다섯 번의 지방선거에서 서울이 한 번도 전국 평균 투표율을 넘지 못해 '정치에 무관심한 도시'로 분류됐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시장 선거에서 대선주자급인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빅매치'를 하고 교육감 선거에 나선 고승덕 후보의 딸이 서울시민들을 향한 '폭로 편지'를 공개하는 등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요소가 많았던 영향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에 격분한 40~50대 여성인 '앵그리맘'들이 모여 있는 강남 지역과 양천구 등의 투표율이 높은 것도 눈길을 끈다. 서초구는 61.6%로 25개구 가운데 최고기록을 세웠고 송파구·양천구·노원구의 투표율도 각각 60.3%, 60.3%, 60.4%로 나타났다. 다만 강남구만 52.2%로 평균에 못 미쳤다.
◇도시보다는 농촌에서 투표율 높아=이번 선거에서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지역은 전남(65.6%)이었다. 전남을 비롯해 제주(62.8%), 강원(62.3%), 전북(59.9%), 경남(59.8%), 경북(59.5%) 등 농촌지역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을 일제히 웃돌았다.
전국에서 가장 투표율이 낮은 광역시도라는 오명은 대구(52.3%)가 차지했다. 대구처럼 '경합지역'이자 도시지역인 부산(55.6%), 인천(53.7%), 경기(53.3%) 등의 투표율도 전국 투표율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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