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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한 파스타집에서 8억원 넘게 법인카드를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가원은 다른 2곳의 식당에서도 각각 2억원 넘게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등 총 3개 음식점에서만 13억원에 가까운 돈을 지출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24일 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기관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특정 파스타 식당에서 모두 8억2,283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평가원 직원이 모두 269명이고 이 식당의 최대 수용인원이 80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년 7개월간 이 식당 전체를 빌려 685회나 회식을 한 셈이다. 업무일 900일 중 685일(76.1%)을 파스타집을 이용한 것이다. 파스타 1인분(1만5,000원)을 기준으로 5만4,856인분을 먹었고, 이는 1인당 203그릇에 해당한다.
평가원은 이 파스타 집에서 하루에 17번 결제를 하며 280만원을 지출하기도 했고, 하루에 7번 결제를 하며 315만원을 쓰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사용 방식을 보였다.
김 의원은 “평가원의 경상운영비를 기준으로 하면 매년 13~15%를 특정 음식점에서 지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평가원은 이 파스타집 외에도 한식집과 중식집 1곳씩에서 각각 2억3,042만원과 2억2,056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년 6개월간 특정 식당 3곳에서의 사용 금액만 12억7,382만원이나 된다.
김 의원은 “비정상적인 법인카드 사용으로 ‘카드깡’ 등의 심각한 문제점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해당 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법인카드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들은 지난 8일 열린 국감 때에도 법인카드로 명품가방을 사고 개인 식료품을 사는 등의 문제가 발견돼 집중 질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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