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중국 서부 내륙에 현지공장을 갖추기로 한 데 이어 대대적인 판매망 확충에 나섰다. 중국 서부 내륙에서 폭스바겐·GM과 정면승부를 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3일 지난해 말 기준으로 860개였던 중국의 영업점 수를 올해 말까지 92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역시 699개에서 78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새로 늘어나는 영업점 대부분은 중서부 지역에 집중된다는 게 현대·기아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전략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서부 내륙 최대 도시인 쓰촨성 충칭(重慶)에 현대차 중국 4공장을 짓기로 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중국 서부 내륙에 영업력과 생산능력 모두 확충하는 대형 투자가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서부는 중국 정부의 개발 드라이브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도시화와 경제력 발전이 동시에 이뤄지다 보니 자동차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이른바 '1선(線) 도시'들은 더 이상의 교통 혼잡과 대기 오염을 막고자 자동차 신규 등록을 제한하고 있어 자동차 기업들은 앞다퉈 서부에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신차 시장에서 3·4선 도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26.7%에서 최근 30% 이상으로 증가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와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은 "1년 내 자동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중국 소비자 중 68%가 3·4선 도시 소비자"라는 조사 결과도 내놓았다. KOTRA 관계자는 "1선 도시에서는 신차를 등록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자동차 기업들이 점차 2~4선 시장으로 타깃을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이미 서부 내륙 지역 공략을 시작했다. 일본 닛산의 중국 합작사인 둥펑(東風)닛산은 서부 내륙 시장을 위주로 판매망 1,000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고 폭스바겐과 중국 상하이차의 합작사인 상하이폭스바겐(上海大衆)은 업계 최초로 서북부 지역인 신장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차이나는 시(市)보다 현(縣)급 도시 위주로 판매망을 넓혀가며 신흥 도시의 신흥 부유층 공략에 나섰다.
중국은 현재 단일 국가로는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지난해 13.9%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앞으로 10년간 연 10%대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자동차업체마다 지속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며 "자동차업체들의 내륙선점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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