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경기선행지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 증시 폭락의 중심에 최근의 경기침체가 자리 잡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를 겨우 맞춘데다 7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제조업 순이익도 1년 전보다 줄어들었으니 주가가 버티기 힘들었을 터다. 문제는 중국 경기침체의 영향이 자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의 올해 명목 GDP는 11조2,119억달러로 세계 2위, 구매력을 기준으로는 미국을 제치고 1위다. 연간 수출입 총액도 4조1,590억달러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중국 경제가 기침을 하면 세계 경제는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국제원자재 가격이 최근 속절없이 폭락하며 신흥국 경제가 흔들리고 원·달러 환율이 한달 사이 80원 가까이 치솟은 이유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아직 끝나지 않은 그리스 위기 등으로 그러지 않아도 어려운 글로벌 경제다. 여기에 이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무서운 중국 경기침체까지 가세할 경우 글로벌 디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 될지 모른다. 가뜩이나 수출부진으로 고전하는 우리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정부는 이날 "우리 증시에 단기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중국 증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금융과 수출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히 분석하고 대처방안을 재점검해 만약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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