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반월공단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 사장의 하소연이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에서 사업기회가 많이 생겨 수출을 늘리고 싶은데 업무를 담당할 인력이 없다"며 "월급을 많이 주고 영어 능통자를 고용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회사의 급여체계가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무역업계를 대표하는 한국무역협회와 무역진흥 업무를 수행하는 KOTRA는 무역인력 양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덕수 무협 회장은 최근 열린 창립 66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에는 지방의 무역인력 양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무협이 산하 무역아카데미에서 온오프라인 교육과정을 포함해 연간 총 1만8,000여명의 인력을 교육시키고 있지만 이를 통한 인력공급이 지방 중소기업에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KOTRA도 현재의 프로그램 외에 새로운 개념의 해외인력 양성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인력들을 해외로 보내 일정 기간 교육시킨 후 현지업체에 취업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이들은 향후 그 지역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KOTRA는 기대하고 있다.
인력 양성과 더불어 이미 실력을 갖춘 인력과 중소기업을 이어주기 위한 노력도 더해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ㆍ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함께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의 채용을 돕기 위한 취업박람회를 열기도 했다.
중소기업이 인력난을 호소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모두 인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것 역시 인력난이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다양한 주체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2조달러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력난 해결이 급선무다. 협회와 기관ㆍ기업들의 개별적인 문제해결 노력을 한데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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