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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광개토대왕비가 세워진 지 1,600주년을 맞아 국보급 서체를 복원하는 의미 있는 사업을 시작하려 합니다."
심재혁 태광산업 부회장은 23일 우리 서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국내 최초로 국보ㆍ보물급 서체를 복원해 책으로 발간하는 사업을 진행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태광그룹은 이날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빌딩에서 문화재청의 후원으로 '한국 서예 국보급 법첩(法帖) 발간사업 협약식'을 맺었다고 밝혔다. 법첩이란 옛 사람들의 유명한 필적을 익히거나 감상할 목적으로 만든 책이다.
법첩 발간은 태광그룹이 25일 창립 63주년을 기념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이날 협약식에는 변영섭 문화재청장,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과 심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태광은 창립기념일을 자축하는 내부행사 대신 서체를 복원하는 일을 통해 창립 의미를 기리기로 했다.
태광그룹은 산하 선화예술문화재단과 예술의전당이 함께 선정한 우리나라의 국보 및 보물급 서체 15선을 내년부터 오는 2016년까지 매년 5권씩, 총 15권의 책을 발간할 계획이다. 광개토대왕비문부터 추사 김정희의 글씨까지 시대별, 인물별로 필적을 복원한 후 개별 출간해 대한민국 서예를 집대성하게 된다. 태광은 2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작품의 내용은 물론 글씨의 형태나 크기까지도 원문 그대로 담아낼 예정이다.
발간되는 15선에는 고구려의 광개토대왕비, 백제의 목간, 신라의 진흥황 순수비 등이 포함된다. 고려시대는 탄연의 필적이, 조선시대는 안평대군, 석봉 한호, 퇴계 이황, 서산대사 등의 서예유물이 발간된다.
태광은 발간 법첩을 일반 서점에서도 시판해 한학 및 서예교육 등의 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심 부회장은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20세기 초반부터 자국의 서예유물을 법첩으로 제작하는 사업을 시작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국보ㆍ보물급 서예유물조차 정리해놓은 법첩이 없었다"며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최초로 국보 및 보물급 서체를 시대별, 인물별로 개별 출간해 집대성하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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