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피고 업체가 앞으로 10년간 원고 업체들이 개발한 액정표시소자(LCD) 기판유리 제조기술 일부를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전달하지 말 것과 원고 업체에 각 20억 원씩을 배상할 것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고 업체들이 26년간 8,3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기술 가운데 일부가 피고 업체로 누출된 정황이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연간 15조원 규모에 이르는 시장의 50% 이상을 원고 업체들이 점유하는 만큼 누출된 기술의 경제적 유용성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삼성코닝 등은 ‘퓨전(Fusion) 공법’을 개발해 LCD 기판유리 제조에 사용하던 중 2007년 1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동욱집단이 삼성코닝에서 근무하다 전직한 직원을 통해 이 공법의 회로도 등을 취득해 중국 내 제조업체들에 제공하자 2011년 7월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동욱집단 측은 누출된 기술이 이미 특허 출원 및 등록 과정에서 모두 공개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공개된 특허 내용은 퓨전 공법에 관한 것이 아니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특히 “누출된 도면 등에는 원고 업체만이 사용하는 독특한 용어가 적혀 있고 기술의 구성, 작동원리, 수치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어 우수한 기술 내용이 너무도 폭넓게 누출됐다”며 “이들 도면 등을 취득하는 경우 기술 개발에 드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삼성코닝 등이 청구한 침해금지 대상 기술 가운데 일부는 동욱집단에까지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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