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명(鹿鳴)같이 나도 울림을 내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요즘 내 화두이고, 내 생각의 전체입니다.” 최시중(70ㆍ사진) 방송통신위원장은 1일 오찬간담회를 열어 시경(詩經)에 나온 옛 시어(詩語)인 녹명으로 심경을 이같이 밝힌 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녹명은 사슴의 울음이란 뜻으로 사슴은 먹이인 좋은 풀을 보면 돼지처럼 혼자 머리를 디밀어 욕심내어 먹기부터 하지 않고 청아한 울음을 먼저 울어 벗과 동족들을 불러모아 같이 나눈다는 뜻으로 더 많이 해석되는 말이다. 즉 녹명이란 함께 더불어 잘 살자는 것이다. 이어 최 위원장은 자신이 40년 전 언론계에서 활동할 당시를 회상한 뒤 “선배 언론인으로서 여러분이 한국의 발전과 변화의 한가운데서 애쓰고 있는 것에 경하 드린다”며 “앞으로 내 개인적 소회와 지향점이 방통위가 나아갈 길과 일치할 수 있도록 아주 오래된 선배를 보듯 허물없이 만나자”고 피력했다. 특히 그는 후배들에게 아주 편하게 조언하는 방식으로 “나이 70이 넘으니까 여러 가지 생각되는 것들이 많고 몇 년 전부터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며 내명(內鳴), 하심(下心), 이순(耳順) 등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단어들을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내명’이란 자신이 직접 축적해야 하는 내공과 달리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이 많아 스스로 밝아진다는 의미”라며 “‘하심’은 큰 강은 하류에서 이뤄진다는 하류대하라는 말이 있듯 사람이 낮아져야 큰 그릇이 되고 담을 것이 있다는 것”이라며 겸손함을 강조했다. 그는 또 “10대 때에는 50에 지천명(知天命)이고 60에 이순(耳順)이라는 논어의 말이 잘못됐다고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나이가 들어 남의 말을 새겨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역시 공자는 공자라고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건강 비결을 묻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걸으면 건강해진다”며 중학교 1학년 때 6ㆍ25전쟁이 발발해 소년가장 노릇을 하며 고향인 구룡포에서 포항 죽도시장까지 왕복 120리를 오징어 20축을 메고 걸어다닌 일화를 소개했다. 최 위원장은 요즘도 웬만한 거리는 걸어가는 습관이 생활화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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