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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멕시코 석유산업

산유량 급감불구 재원없어 신규개발 엄두 못내<br>외자유치 방안도 국유화 명시한 헌법이 걸림돌

멕시코 정부는 오랜 채굴로 석유 고갈 위기에 직면하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멕시코 국영 석유 회사인 페멕스가 석유생산과 정제는 물론 주유소 영업까지 독점하고 있다.

멕시코는 세계 6위의 산유국이지만 정작 멕시코 국민들은 산유국으로서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멕시코시티의 주유소 기름값은 리터당 7페소(650원)정도로 미국(800원)과 엇비슷하다. 멕시코의 기름값이 경제력(1인당 GNP 8,000달러)에 비해 턱 없이 높은 이유는 정제시설 노후화와 시설부족으로 휘발유 등 석유완제품을 수입하는 기형적 석유산업 구조에서 비롯된다. 멕시코 석유 산업의 보다 큰 문제는 2004년을 고비로 산유량이 갈수록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력이 낮고 재원도 부족해 멕시코만의 심해 신규 유전개발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탓이다. 멕시코의 연간 석유 생산량은 2004년 12억3,780만 배럴을 정점으로 2005년 12억1,640만 배럴, 2006년 11억8,830만 배럴로 감소했다. 멕시코 최대 유전으로 전체 생산량의 55%를 차지하는 칸델라 유전은 오랜 채굴로 고갈 위기에 처해있다. 칸델라 유전은 하루 생산량이 지난해 하루 190만 배럴에서 올들어 170만 배럴로 감소했으며, 내년에는 10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반대로 휘발유 수입은 2004년 하루 7만2,200배럴에서 올들어 29만3,300배럴로 3년 동안 4배가량 급증했다. 멕시코 정부는 앞으로 10년 내 원유고갈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최근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멕시코정부가 아직까지 이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고 있지만, 기술과 자금을 보유한 외국 기업과의 협력이 멕시코 석유산업의 위기를 타계할 현실적 방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멕시코 석유산업의 위기는 국영 석유회사인 페멕스의 취약한 재정구조에서 비롯된다. 페멕스는 총 수입의 절반을 세금을 납부한다. 과다한 세 부담으로 신규 투자여력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수심 500m이상의 심해 탐사ㆍ생산 기술도 없다. 부채도 500억 달러에 이른다. 반면 페멕스가 부담하는 세금은 멕시코 재정의 35%를 차지해 정부 입장에서는 당장 눈앞에 떨어진 재정문제만 집착할 뿐 세 부담을 줄여줄 여력이 없다. 멕시코 정부가 외자 유치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러나 멕시코 석유산업에 외자를 끌어들인다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일단 헌법이 가로막고 있다. 멕시코 석유산업은 지난 38년 당시 라사로 카르데나스 대통령에 의해 국영화됐으며, 멕시코 헌법은 석유산업의 국영화를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페멕스는 석유생산과 수출ㆍ수입은 물론 정제와 주유소 영업까지 독점하고 있다.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부패와 외국자본에 대한 뿌리깊은 국민적 반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야당도 이 같은 여론을 바탕으로 멕시코 석유산업의 장래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삼고 있다. 코트라 멕시코시티지사의 관계자는 "폭스 전 대통령도 외자 유치문제를 추진했으나 유야무야된 적이 있다"며 "멕시코 재정구조를 개혁하거나 석유산업에 외자를 도입하지 않는 한 멕시코 석유산업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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