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사진) 전 한국은행 총재가 지병인 당뇨 합병증으로 17일 밤 별세했다. 향년 65세.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적 경제학자로 손꼽히는 전 전 총재는 전주고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 경제기획원에서 일한 후 영국 런던대에서 공부하고 충남대에서 줄곧 교편을 잡아왔다. 충남대에서 재직하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양심적 학자로 꼽혀온 그는 지난 98년 한은 총재로 임명된 후 한은 조직개편을 비롯, 한은 독립과 물가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은 총재를 지내면서도 개인적인 용무에는 프라이드를 애용했을 정도로 청렴했다. 평소 깔끔하면서도 정을 주는 성격으로 따르는 사람이 많다. 노태우 정권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입각 제의를 받았으나 끝내 지조를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는 후배를 기르고 싶다’던 고인의 꿈은 이제 우리의 숙제로 남았다. 전북 익산이 고향으로 85년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40차 총회 한국대표, 충남대 경상대학장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충남대 국문과 교수인 부인 이경자씨(58)와 2남이 있다. 발인은 20일 오전7시, 장지는 전북 익산 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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