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6시 5분께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의 한 추모공원에서 김모(56)씨의 승용차에 불이 나 차량에 타고 있던 김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김씨가 이날 오후 4시께 일산 자택을 나서면서 가족에게 유언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긴 점으로 미뤄 자살을 위한 차량 방화로 추정하고 있다.
양주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김씨의 유족을 상대로 사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김씨가 숨진 추모공원은 모친의 묘역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011~2013년 우리은행 도쿄지점장을 지내고 퇴직, 현재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의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김씨는 도쿄지점장 근무 시절 불거진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금감원 검사를 받았다.
그는 우리은행 합병 전신인 한일은행 출신으로, 과거에도 1~2차례 도쿄지점 근무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함께 근무한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로 외화자금 쪽에 오래 근무했으며, 평소에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었다”고 전했다.
김씨의 대학 선배이자 일본 근무 경력이 있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이 그를 특히 아꼈다는 후문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도쿄지점에 대해 국민은행 도쿄지점 사건과 마찬가지로 부당대출의 대가로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혹을 검사 중이다.
우리은행이 자체 파악해 금감원에 보고한 부당대출 의심 규모는 600억원 가량이다.
금감원은 김 전 지점장의 자살에 따라 도쿄지점의 부당대출과 관련한 검사를 중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 도쿄지점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국내로 들여왔는지 살펴보고 있었다”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내부에선 김씨의 자살 배경이 부당대출과 비자금 검사에 따른 압박 때문이거나, 금감원의 무리한 검사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앞서 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도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금감원 검사를 받던 현지 채용 한국인이 은행 서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도쿄지점에서는 모두 700억원대 대출이 부실해졌으며, 금감원은 이 가운데 일부가 국내로 유입된 정황을 포착하고 검사를 벌여왔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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