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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이 초속 약 2.7㎞(마하8)의 속도로 날아가 100마일(161㎞) 밖에 있는 적 함정 등을 초토화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 대포'를 공개했다. 14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 해군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달그렌 해군수상전센터(Naval Surface Warfare Centre)에서 최첨단 ‘전자기 대포(electromagnetic railgun)’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2개의 금속 레일(한쪽은 +, 다른 한쪽은 -)에 엄청난 전류를 흘려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킴으로써 포탄ㆍ미사일이 초고속으로 튕겨져 나가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 대포는 화약ㆍ로켓 같은 폭발성 추진체에 의존하지 않고 강력한 전자기장(電磁氣場)으로 9㎏짜리 포탄이나 미사일을 마하8의 속도로 날려보낼 수 있다. 현재 미국 전함에 탑재된 기존 대포의 최대사거리(21㎞)보다 6.7배 멀리 날아가므로 적으로부터 공격당할 위험이 적은 안전지대에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 포탄은 그 자체로 폭발하지는 않지만 엄청난 파워로 목표물을 초토화할 수 있다. 미 해군 연구책임자인 네빈 카 소장은 “이 대포로 적의 전함에 탑재된 잡지 크기의 (어뢰ㆍ미사일 등) 폭발물을 명중시켜 전함을 폭발ㆍ침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디오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대포가 현실화된 셈이다. 미 해군은 이번 시험에서 일부러 포탄이 아주 낮은 탄도로 날아가도록 발사, 약 1.7㎞ 날아간 뒤 땅에 떨어지게 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최적의 탄도로 발사할 경우 161㎞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계산했다. 미 해군은 전자기 대포 개발을 위해 지난 5년간 총 2억1,100만 달러를 썼다. 다만 이 대포가 해군 전함에 실전배치되려면 5~10년이 지나야 할 전망이다. 마하8의 속도로 탄환이 날아가게 하는데 필요한 충전(charge)체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실험에서는 2008년 시험 때보다 3배 가량 큰 33메가줄(megajoules)의 전자기 에너지를 얻는데 5분이 걸렸다. 1메가줄은 1t 차량이 시속 161㎞로 주행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대포로 쏜 포탄은 1t 차량이 시속 약 5,300㎞로 돌진하는 파괴력으로 목표물을 강타한다. 전문가들은 사정거리를 2배로 늘려 6분만에 탄환을 322㎞ 밖으로 날려보낼 수 있는 대포도 2025년께 전함에 실전배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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